단편 영화 '블랙코리아'(감독 크리스틴 스완슨)에서 한국인 어머니를 연기한 배우 제니 강이 흑인영화제인 '제9회 브론즈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31일 현지 동포신문들이 전했다.
영화제는 지난 22∼26일 애틀랜타 메리어트 마키 호텔에서 23개국 80여 편의 장편과 단편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고, '블랙코리아' 상영회에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관객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시상식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25분짜리 단편 영화인 '블랙코리아'는 미군 출신 흑인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 김영희 씨가 13살 된 딸 패티와 5살 아들을 시댁에 데려다주고 사라진 후 자녀가 겪는 정체성 문제와 가정폭력, 버림받는 아이들의 상처 등을 다뤘다.
작가 패티 길의 자전적 이야기로, 스완슨 감독도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살아온 한흑 혼혈인이라 상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주최 측은 "제니 강은 흑인과의 국제결혼에 대한 한국사회의 편견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자신의 자녀를 버리다시피 떠나는 어머니의 갈등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제니 강은 "굉장히 힘든 연기였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 잠시 한국에 머물며 외국인 취급을 당했던 당시 느꼈던 이질감과 상처를 떠올리며 연기에 몰입했다"며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인 2세인 제니 강은 뉴욕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LA에서 활동하다 최근 애틀랜타로 이주했다.
지난 2009년 창설된 브론즈렌즈는 지난해부터 아카데미상 출품 자격을 얻으면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