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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면접 여성 성추행한 구글 임원 결국 사퇴

뒤늦게 NYT 폭로 후 결정…"퇴직보상금 없어"
직원 1천500명 "성차별 해소노력 없다" 항의파업

 
마운틴뷰의 구글 캠퍼스 [위키미디어]


취업 면접을 하러 온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수년간 버젓이 임원 자리를 지켜온 구글 X의 러처드 드볼 이사가 뉴욕타임스(NYT)의 폭로 보도 후 닷새 만에 회사를 떠났다.

NYT는 드볼 이사가 지난 30일 사표를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그에게는 퇴직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31일 전했다.

앞서 NYT는 지난 2013년 드볼이 스타 심슨이라는 취업 희망자를 면접하고 나서 일주일 후에 그녀를 자신의 버닝맨 야영 캠프로 초대해 셔츠를 벗게 하고 신체를 접촉하게 하는 등 원치 않는 행동을 시켰다고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심슨은 2년 후 구글 측에 그의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고 회사 측은 조사결과 '당신의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며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드볼은 이후에도 계속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그룹의 연구 개발 파트인 구글 X의 임원으로 일해왔다고 NYT는 밝혔다.

구글 사규에는 성추행한 임직원은 해고할 수 있게 돼 있다.

드볼은 NYT 보도가 나오자 "판단 실수였다"고 사과하면서도 "버닝맨에 가기 전 회사는 그녀를 채용하지 않기로 했고, 그녀에게도 통보가 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추행과 취업은 관계가 없다고 강변했다.

한편 NYT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의 성폭행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그에게 9천만 달러(약 1천억 원)의 퇴직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성적 비행과 관련해 퇴직한 남성 임원들의 허물을 덮어주고 거액의 퇴직금까지 챙겨준 구글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200명가량이었던 파업 참가 예상자 수가 사흘 만에 1천500여 명으로 불어났고, 그런 저항은 일본 등 전 세계 지사로 확산하고 있다.

파업 주최 측은 "다양성과 포용의 언어를 옹호한다고 말해온 구글에서 그동안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 형평성 제고, 성희롱을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들이 거의 없었다"면서 "이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어 "이들은 각국 시간으로 1일 오전 11시에 작업장을 떠나게 될 것이며, 사무실로 복귀할지는 각자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NYT 보도가 나온 직후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은 성추행 문제에 엄정 대처해왔다"며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초기 사과가 불충분했다"며 무마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많은 조치를 취해왔지만, 아직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는 좀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의 파업 움직임에 대해서도 "파업 참여자들은 그들이 필요로하는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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