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동아시아에서 서식하는 원앙 한 마리가 갑자기 등장해 도시가 떠들썩하다.
2일 CNN과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에 화려한 깃털 무늬를 가진 원앙 수컷 한 마리가 발견됐다.
공원 내 남동쪽에 있는 오리 연못에서 목격된 이 원앙은 지난달 10일 한 조류관찰자가 운영하는 '맨해튼 새 경보'(Manhattan Bird Alert) 트위터를 통해 그 존재가 알려졌고, 단숨에 SNS를 통해 뉴요커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앙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로 동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며 일부 유럽 국가에도 분포한다. 미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종이기에, 직접 실물의 원앙을 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센트럴파크는 원앙을 보려는 이들로 혼잡했다고 CNN은 전했다.
긴 망원렌즈와 삼각대를 들고 온 브루노 보니 드 올리베이라(31)는 이날 아침 출장을 마치고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들러 짐만 내려놓고 카메라를 챙겨 곧장 왔다고 말했다.
쌍안경을 들고나온 마이크 릿처리(70)는 "화려하다. 재미있는 새"라고 웃으며 말했다.
SNS에서도 난리다.
BBC는 이 원앙을 '록스타' 오리로 부르며 소셜미디어에서 스타덤에 올랐다고 표현했다. 인스타그램에서 '#MandarinDuck'(원앙)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은 1만9천200건이 넘는다.
뉴욕 매거진은 한 기사에서 '뉴욕의 최고 신랑감'이라는 익살맞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원앙의 뉴욕 등장은 미스터리로 여겨진다.
센트럴파크 동물원은 원앙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동물원 측은 문제의 원앙이 동물원 소속이 아니라고 밝혔다. 암수가 항상 함께 다니며 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이 새가 짝을 어디에 두고 홀로 지내는지도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소유한 애완용 원앙이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뉴욕에선 오리를 애완용으로 기르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인근 뉴저지나 롱 아일랜드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시 공원 경비원인 댄 테이나우는 "이 원앙이 나는 것도, 먹는 것도 잘 하고 있다"며 "청둥오리도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당분간은 그대로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