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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사기 혐의 시카고 한인, 징역 15개월 실형 선고

선물거래위원회, 별도 13억원 벌금 부과 



시카고 투자대행사에 근무하던 20대 한인 남성이 개인적 투자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 가상화폐(암호화폐)에 손댔다가 징역 15개월형 선고와 함께 100만 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14일 시카고 WTTW방송과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콘솔리데이티드 트레이딩'(Consolidated Trading LLC) 전 직원 김 모(24)씨는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지난 9일 연방법원에서 징역 15개월 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114만6천 달러(약 13억 원) 벌금 통보를 받았다.

CFTC는 또 김씨가 가상화폐를 포함한 트레이딩업계에 영구히 발 붙일 수 없도록 했다.

연방검찰은 지난 2월 김씨를 전신사기 혐의로 기소했고, 김씨는 지난 5월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미국의 대표적 금융도시 시카고에서 가상화폐 거래 관련 형사 처벌된 첫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김씨는 시카고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 7월 콘솔리데이티드에 입사, 채권 트레이더로 일하다가 작년 9월 콘솔리데이티드가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담당자가 됐다.

그러나 새 일을 맡은 직후부터 11월까지 회사 소유 비트코인(bitcoin)과 라이트코인(litecoin) 수백만 달러어치를 개인 계좌에 옮겨 운용하는 등 부정·불법 행위를 하다 회사와 5명의 투자자들에게 각각 60만 달러(약 6억8천만 원), 54만5천 달러(약 6억2천만 원)의 손해를 안긴 혐의를 받고 있다.

콘솔리데이티드 트레이딩 공동 설립자 콜비 램버슨은 법정에서 "김씨가 회사 가상화폐를 훔치고, 회사를 배반하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씨가 손실을 회복하고 남은 수익 일부를 되갚는 방식으로 잘못을 은폐하려 했다면서 "탐욕과 이기심이 범죄의 동기"라고 주장했다.

서닐 하자니 연방검사는 "가상화폐 거래 구조가 아무리 복잡하다 하더라도 사법 시스템이 트레이더 및 투자 전문가들의 부정·불법행위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중이 알아야 한다"며 김씨에게 '최소 징역 4년형'을 구형했다.

반면 윌리엄 지젤뮬러 변호사는 "김씨가 비록 거액 사기를 저질렀을지 모르나, 모두 잃어 단 한 푼도 자신을 위해 쓰지 못했다"면서 "모든 일은 그가 가상화폐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지게 된 데서 비롯됐다. 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랐던 것"이라고 변론했다. 그는 "김씨의 관심은 오로지 투자였다. 고급 차를 사기 위해 돈을 날린 것이 아니다"라며 징역 6개월 이하 선처를 당부했다.

김씨는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앤드리아 우드 판사의 최종 판결에 앞서 회사 측과 피해 입은 투자자들에게 "무모한 행동으로 인해 신뢰를 저버렸다. 올바로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WTTW는 김씨가 한국에서 태어나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자랐으며 대학 진학을 위해 시카고로 왔다고 보도했다.

선타임스는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을 인용, 김씨가 한국에서도 가상화폐 트레이더로 단기간 일한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씨가 현재 부모가 사는 애리조나 주에 머물며 가정용품 유통업체에서 일하고, 컴퓨터사이언스 대학 과정을 이수 중이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김씨가 이번 학기를 마칠 수 있도록 교도소 입소일을 내년 5월 1일로 늦춰달라고 요구했고, 판사는 이를 승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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