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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실에 걸렸다가 한인고교생 항의로 떼어내진 욱일기

'떼어내라' 청원사이트에 9천7백여명 동참
 
캐나다 밴쿠버 월넛 그로브 중고등학교 교실에 부착된 전범기
[출처: 체인지 청원사이트]


캐나다 밴쿠버의 한 중고등학교 교실에 '교육용'으로 내걸린 욱일기가 한인 학생들의 항의로 떼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랭리 지역에 있는 월넛 그로브 중고등학교 재학생 문병준(9학년) 군은 20일 "우리의 목표를 달성했다.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www.change.org)에 '교육환경에서 욱일기를 제거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이후 학교 측이 많은 항의 편지를 받았고, 즉각적이고적절한 조처(제거)를 했다"고 SNS를 통해 알렸다.

문 군은 지난주 역사교사가 교실 벽면에 붙인 욱일기를 발견한 후 잘못됐다고 항의하며 떼 달라고 교사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이 교사는 "교육용이다. 내릴 이유가 없다"고 버티면서 학생들에게 토론을 제의했다.

이에 문 군과 한인 학생들은 지난 18일 '체인지' 사이트에 청원을 올렸고, 3일 만에9천723명의 지지를 끌어냈다. 캐나다 한인과 재외동포, 나아가 세계인이 동참했다.

문 군 등은 청원에서 "이 깃발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다. 이를 보면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전쟁 범죄를 떠올리고 식민지배를 받은 국가들은 매우 불쾌해한다"며 "모든 사람은 히틀러와 그의 집단이 인간성에 반하는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마루타, 강제노역과 같은 역사적인 사실은 홀로코스트와는 달리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깃발은 복도에서 볼 수 있는 벽에 부착해서는 안 된다. 교사에게는 그 자료를 벽에 붙일 권리가 있지만 학생들은 그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 내용은 당일 지역신문 '랭리타임스'에 소개되면서 청원에 동참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문 군은 국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도 청원 내용을 알리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욱일기를 내렸다.

하지만 학교 측이 사과 없이 오히려 '검열'(censorship), '편집'(editing)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추후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이를 한국인들이 역사를 왜곡하려고 한다는 식의 뉘앙스로 받아들인 한 한인 변호사가 사과를 요구하는 고소장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인권위원회에 냈고, 한인 학부모들은 같은 사이트에서 '교실에 욱일기 부착을 사과하라'며 다시 청원을 올렸다.  

반크는 페이스북과 홈페이지(prkorea.com)에서 이 사이트를 공유하면서 회원들에게 이번 일을 적극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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