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만화 '스폰지밥' 만든 힐렌버그, 57세로 별세

​2015년 스폰지밥 영화 개봉 당시 스티븐 힐렌버그 [AP=연합뉴스]


미국의 메가 히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네모바지 스폰지밥'(SpongeBob SquarePants)을 만든 스티븐 힐렌버그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7세.

스폰지밥 제작사 '니켈로디언'(Nickelodeon)은 27일, 스폰지밥 캐릭터 창시자이자 프로그램 제작자인 힐렌버그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전날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힐렌버그는 작년 3월, 신경 퇴행성 질환인 ALS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계속 스폰지밥을 만들 것이며, 할 수 있을 때까지 작품에 기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오클라호마 주 로튼에서 태어난 힐렌버그는 원래 대학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1984년부터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해양 연구소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친 그는 교육용 만화책을 직접 제작할만큼 그림에 대한 관심과 소질이 뛰어났다.

결국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 진학해 1992년 애니메이션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니켈로디언에 들어가 '로코의 모던 라이프'(Rocko's Modern Life) 작가 겸 감독으로 일하다 해양생물에 관한 지식을 총동원해 스폰지밥을 탄생시켰다. 의인화된 바다 생물 스폰지가 주인공, 배경은 비키니 시티라는 가상의 수중 도시다.

'네모바지 스폰지밥'은 1999년 5월 첫 방송된 후 점점 더 큰 인기를 모았고, 한때 편당 시청자 수가 2천700만 명에 달하는 등 니켈로디언의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한국을 비롯한 200여개 국가에서 방영됐고, 6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2004년에는 극장용 영화(The SpongeBob Movie)로 개봉됐고, 2015년에는 속편(Sponge Out of Water)까지 나왔다. 시나리오와 감독 모두 힐렌버그가 맡았다.

그는 2020년 3번째 스폰지밥 영화를 개봉할 계획으로 준비 중이었다.

스폰지밥은 2017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제작돼 토니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15년까지 TV로 방영되면서 '방송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을 4차례 수상하는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힐렌버그는 금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20년간 해로한 부인과 아들 등이 있다.
 
네모바지 스폰지밥 [니켈로디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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