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차터스쿨 사상 첫 교사 파업…시카고 15개교 550명 거리시위

미국 교사연합(AFT)·시카고 교원노조(CTU) 시위 지지
 
차터스쿨 부조리를 지적하며 거리시위에 나선 교사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지난 10년간 확대 추진해온 자율형 공립학교(차터스쿨)의 노사갈등이 대규모 파업을 촉발했다.

4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15개 차터스쿨 교직원 550여 명이 이날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소속 학생 7천500여 명은 닫힌 교문 앞에서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차터스쿨 교사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전국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특히 노조 약세 상황을 거슬러 발발한 대규모 교사 파업"이라고 보도했다.

시카고 최대 규모 차터스쿨 조직 '아세로 스쿨스'(Acero Schools)에 속한 15개 학교 교사들은 전날 밤까지 진행된 노사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파업을 단행했다.

이들은 급여 인상 등 교사 처우 개선, 학급당 평균 학생 수 축소 및 특별 교육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재학생 90%가 히스패닉계인 점과 관련, 학교를 불체자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차터스쿨은 비영리 또는 영리 단체가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독립적·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를 일컫는다.

학교 측과 교사들은 지원 기금 규모 및 예산 배분 등에 관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아세로 차터스쿨 교사 연봉은 평균 6만5천 달러(약 7천200만 원)로, 시카고 일반 공립학교 교사에 비해 연간 최대 1만3천 달러(약 1천500만 원)나 적다"며 "20% 이상 더 많은 시간 일하고, 평균 15% 낮은 급여를 받는다"고 밝혔다.

반면 15개 학교를 관리하는 아세로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로드리게스의 연봉은 26만 달러(약 3억 원)로, 550개 학교 35만여 명의 학생을 관리·감독하는 재니스 잭슨 시카고 교육청장과 같은 수준이다.

시위에는 미국 교사연합(AFT) 랜디 와인가튼 회장과 시카고 교원노조(CTU) 제시 샤키 위원장 등이 동참했다.

샤키 위원장은 차터스쿨 예산이 교직원 임금과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 교사 양성 프로그램 등에 더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며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정의가 실현되고 올바른 처우가 보장될 때까지 파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로 측은 상대적으로 낮은 교사 임금에 대해 "주정부 재정 지원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로드리게스 CEO는 역할에 맞는 급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급당 32명에 달하는 과도한 학생 수에 대해서는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로드리게스 CEO는 "커뮤니티 밖 이해관계가 학교와 학생들을 안티 차터스쿨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와인가튼 회장은 "교사에 대한 존중감을 잃은 발언이다. 교사들은 학생과 자신을 위해 싸울 뿐 누구에 의해서도 이용 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차터스쿨 연합(NAPCS)은 전국적으로 약 7천 개의 차터스쿨이 있으며 이 가운데 11%가 노조에 가입돼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시 교육 당국은 아세로 교직원들에게 "속히 제자리로 돌아가 학생들을 맞아달라"고 촉구했다.

아세로 측은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을 가능한 한 집에 데리고 있어 달라"고 당부했으며, 맞벌이 가정 학생들을 지역 문화회관 및 YMCA 등에 연결해주고 있다.

사측은 "협상 테이블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