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회 상·하원 차례로 승인…프리츠커 주지사 서명 예정
미국 3대 도시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 주 의회에서 최저 시급 15달러(1만7천 원) 실현을 위한 입법안이 통과됐다.
일리노이 주 하원은 14일, 현재 시간당 8.25달러(약 9천30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앞으로 6년에 걸쳐 최종 15달러(1만7천 원)까지 인상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9 대 반대 47로 승인했다.
법안 대로라면 일리노이 주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현행 보다 1달러 더 높은 9.25달러가 되고, 내년 7월 1일 10달러로 인상된 후 매년 1달러씩 더 올라 2025년 노동계가 요구하는 15달러를 실현하게 된다.
18세 이하 근로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현행 7.75달러에서 내년 1월 1일 8달러로 인상된 후 2025년 13달러까지 오른다.
주 상원은 앞서 지난 7일 찬성 39 대 반대 18로 법안을 가결했다.
J.B.프리츠커 주지사(54·민주)는 "역사적인 법안에 자랑스럽게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번 입법이 '친노동' 정책으로 대형 노조의 지지를 얻어 지난 선거에서 승리하고 첫 공직에 진출한 프리츠커 주지사에게 정치적으로 큰 승리를 안긴 셈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전 주지사와 4년 내내 불협화음을 빚었던 민주당 독주 체제의 일리노이 주의회가 프리츠커 주지사와 호흡을 맞췄다.
일리노이 주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 이후 변화가 없었다. 그 사이 시카고 시 최저 시급은 12달러, 시카고를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의 최저 시급은 11달러로 각각 인상됐다.
일리노이 최저임금 인상안은 주상원에서 여러차례 통과됐으나 주하원에서는 2017년 단 한 번 통과됐고 당시 브루스 라우너 전 주지사가 역기능을 우려,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안 지지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수천명의 일리노이 주민들을 절대 빈곤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계와 개인 사업자들은 현재의 2배 가깝게 뛰는 최저임금 인상이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안기고 결국 일자리를 줄어들게 할 뿐 아니라 물가상승 압력과 함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연방 최저임금은 7.25달러. 일리노이와 주경계가 맞닿아있는 인디애나·위스콘신·아이오와 주의 최저임금도 7.25달러다. 일부 중소사업자들은 사업 기반을 옮기겠다며 으름짱을 놓고 있다.
일리노이 주 최저임금 인상 법안은 중소 규모 사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이 50명 이하인 사업체에 25%의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향후 그 폭을 줄여가도록 했다.
프리츠커 행정부는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주 정부 지출이 7월 1일 시작되는 회계연도 2분기에 8천200만 달러(약 925억 원) 늘어나고, 이듬해 회계연도에는 총 2억6천900만 달러(3천3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 다음해부터는 매년 1억6천400만 달러(1천850억 원)씩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리츠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면 일리노이 주는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뉴욕·뉴저지에 이어 미국에서 다섯번째로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보장하는 주가 된다.
앞서 캘리포니아가 제일 먼저 '2022년 15달러'를 보장하는 법을 제정했고, 매사추세츠 주는 2023년, 뉴저지 주는 2024년 15달러가 된다. 뉴욕 주는 지역에 따라 순차적으로 15달러까지 올리기로 했다.
연합뉴스
일리노이 '2025년 최저임금 15달러 보장' 입법안 통과
입력 : 2019-02-16 10:3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