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합감리교 동성애 불허 기존입장 ‘재확인’

26일 폐회한 미주리주 특별총회서 53% 지지얻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이번 특별총회는 동성애 반대안건인 ‘수정 전통주의플랜’을 438표로 최종 확정했다. /UMC뉴스


동성애 허용여부로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킨 미국연합감리교(UMC) 특별총회가 마침내 ‘동성애 불허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미연합감리교단 내 동성애를 반대해온 그룹들은 특별총회가 열리던 3박4일 동안 하루하루를 긴장으로 지내며 최종 결선투표까지 기도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미연합감리교 뉴스가 보도했다.   

미연합감리교회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동성애 허용여부를 결정하는 특별총회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수년간에 걸친 동성애 논쟁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그동안 약진세를 보여온 동성애 지지그룹의 세력이 감리교 안에 존재하고 있어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교단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성애반대 안건 채택을 위해 최종 투표 직전, 대의원들이 손을 잡은 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UMC뉴스
 
미연합감리교 뉴스에 따르면, 미국감리교단 소속 864명의 총회대의원을 비롯 현직감독 66명, 예비대의원 및 참관인 등 총 4,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날인 26일 최종적으로 치러진 찬반투표에서 기존보다 강화된 동성애 반대 안건인 ‘수정 전통주의플랜’이 찬성 438, 반대 384라는 근소한 차이로 확정됐다. ‘수정 전통주의 플랜’은 기존의 동성애 반대입장에 △동성애자 목사안수 금지 △동성결혼 주례 금지 △교회건물 내 동성결혼식 불허를 추가함으로써 더 강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성애반대 ‘수정 전통주의 플랜’ 54표차 근소한 승리 거둬
동성애 지지그룹 “예수로 나의 구주삼고~” 찬송 부르며 항의
원처치플랜 지지자들 마지막까지 성소수자 옹호 캠페인 벌여

 
하지만 ‘원처치플랜’(One Church Plan)을 끝까지 고수한 동성애 지지그룹이 ‘강화된 문구’와 관련해 위헌가능성을 제기하며 '헌법불일치에 관한 법률해석'을 요청해 놓고 있어 앞으로 법률해석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수정 전통주의플랜이 결정됨으로써 이루어지는 감리교 장정개정은 오는 4월 사법위원회 판단 이후 장정개정의 효력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총회는 동성애 허용여부를 다룬 4개의 주요 안건들을 둘째날인 24일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안건과 2위 안건을 추린 후 마지막 날인 26일 최종 투표로 폐회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24일과 25일 이틀간 치러진 동성애 지지안건인 ‘원처치플랜’이 찬성 386, 반대436 그리고 찬성 374, 반대 449로 마지막날 치러지는 본선투표에 상정되지 못할 것이 확정되자 동성애지지그룹에서는 “미국교회는 앞으로 병들게 될 것이며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미국교회를 떠날 것”이라는 등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동성애 그룹들은 사법위원회의 연이은 투표에서 찬성표가 많이 나오도록 총회현장에서 시위와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며 동성애 안건 채택을 위해 끊임없이 설득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 대의원들이 전통주의 플랜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낸 것에 대해 한 관계자는 "UMC는 현재 동성애 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한데 이어, 트레스젠더인 사람을 사역자로 안수하는 등 감리교 장정을 위배한 사항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실정이지만 연회에서 아무런 징계나 조치가 없는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이런 태도가 결국에는 동성애를 지지했던 그룹에게는 거대한 반발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찬반투표를 앞두고 동성애지지 그룹들은 총회기간 내내 곳곳에서 옹호캠페인을 벌였다. / UMC뉴스
 
최종 투표결과 동성애 지지안건이 완전부결되자 허탈해하는 지지그룹 사람들. / UMC뉴스

이와관련해 UMC한인총회 한 관계자는 "감리교는 연회마다 장정위배 사항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곳이 있는 반면 없는 곳도 있다"면서 "동성애 문제 역시 각 연회마다 다루는 방식과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UMC 동성애 목사 및 트레스젠더 사역자 행보에 주목
카터 총감독회장 “상처받은 진보측과 많은 대화 필요” 주문
CNN 뉴욕타임즈 등 전 세계 유력 언론 앞다퉈 뉴스 보도


원처치플랜은 지난해 감독회의가 추진한 안건으로, 이번 특별총회에서 통과가 확실시돼 한인교회는 물론 미국감리교 내 웨슬리안 언약협의회(WCA)등 일부 회원들의 이탈조짐이 확실시되면서 갈등을 키운 안건이다. 이에비해 동성애반대를 천명한 ‘수정 전통주의 플랜’은 아프리카와 제3세계지역 교회들이 노력으로 지켜낸 것으로 UMC뉴스는 보도하고 있다. 

이 뉴스는 남콩고 출신 대의원이 “만일 동성애지지 안건이 통과된다면 아프리카 모든 교회는 불에 타서 없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다뤘으며, 러시아에서 온 한 대의원 역시 동성애지지 안건이 통과되는 것에 대해 “유라시아 감리교 선교는 붕괴될 것”이라는 의견을 다루는 등 파장이 클 것을 전망했다. 
 
이번 특별총회가 진행 중인 24일 케네스 카터 총감독회장이 주일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 UMC뉴스


UMC총감독회장 케네스 카터 목사는 특별총회가 폐회한 후 가진 회견을 통해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많은 사람들 많은 지역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이번 특별총회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대화의 자리에 나오는 것이 바람직한데, 특히 상처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예상되는 진보주의 그룹들과 더 많은 시간을 대화에 할애하길 진정 원한다”며 총회 후 교단내 갈등을 최소화할 것을 암시했다. 

이번 미국감리교 특별총회 결과에 대해 미 유력방송사인 CNN을 비롯 뉴욕타임즈 등 많은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한편 이번 특별총회에는 한국인으로 곽지선목사, 박종우목사, 장위현목사, 이인용목사, 탐 최목사, 임우재 목사 등과 총회진행을 이끌 박정찬 감독, 정희수 감독, 조영진 감독 등 3명의 감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뉴욕연회 한인교회들은 서너차례 설명회와 기자회견을 열며 대응방안에 고심하는 가운데 이번 특별총회 결과를 두고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동성애를 지지하는 그룹들의 규모와 결속력이 강한만큼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번 특별총회기간 내내 참석한 선교총무 류계환목사는 "UMC내 동성애 지지그룹은 미국의 경우 6:4로 보수진영에 비해 우세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특별총회에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기간내내  마음을 졸이며 새벽기도, 릴레이기도, 금식기도로 이번 특별총회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며 "감리교가 성경에 기초한 진리를 담고 있는 총회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한 결정이어서 감사한 일이지만, 앞으로 교단내 갈등을 치유하는 방안에 대해 깊이 숙의해야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양민석목사(뉴욕그레잇넥교회 담임)와 코커스 회장 이용보목사(뉴욕한인교회 담임)등 주요 관계자들은 특별총회 직전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총회 결정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미 교단 내에서 격화되고 있는 진보와 보수진영의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한인총회와 한인교회연합회 등 다양한 구조 속에서 차분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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