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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 뮤직차트 석권한 ‘시골교회’ 찬양팀, 다시 부활을 노래하다

 
지난달 27일 교회 녹음실에서 포즈를 취한 워십팀의 일부 멤버. 왼쪽부터 임국영 김훈씨, 성운모 전도사, 정다운씨.

시골교회 찬양팀이 최근 두 번째 정규 워십 음반 ‘부활의 주와 함께’를 냈다. 춘천한마음교회(김성로 목사)의 ‘한마음 찬양(HMU Worship)’이 낸 앨범이다. 성도 2000명 넘는 춘천한마음교회를 시골교회라 부르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러나 김성로 목사와 한마음 찬양팀원들은 자기네 교회가 시골교회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사실 찬양팀 스펙만 놓고 보면 ‘시골스럽다.’ 정규 앨범을 낸 팀이라면 음악 전공자가 서넛은 될 터다. 성도 수가 이 정도라면 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 팀엔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이가 한 사람, 그것도 국악 피리를 전공한 사람뿐이다. 이외에는 음악과 관련 없는 가정주부, 교사 등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1집 음반은 지난해 3월 ‘갓피플 뮤직 CCM 차트’를 ‘올킬’했다. 1집 수록곡 10곡이 차트 13위 안에 모두 랭크됐다.

지난달 27일 교회를 방문해 김 목사와 찬양팀 멤버 4명을 만났다. 찬양팀 담당 성운모(37) 전도사, 찬양 인도 및 작사·작곡 김훈(49), 전자기타 임국영(42), 보컬 정다운(35)씨다. 김씨는 시각장애인, 임씨는 실용음악학원장, 정씨는 초등학교 전문 상담교사라고 했다. 토요 찬양 집회, 주일 예배 준비 찬송을 주관하며 앨범 제작에 참여한 총 40여명 중 이날 인터뷰가 가능한 이들이라고 소개했다.

1집 이야기부터 꺼냈다. 성 전도사는 “1집은 음악적으로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차트 올킬은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우리끼리 들으려고 녹음한 거예요. 다들 CD플레이어가 없으니 음원으로 공유하자고 했고 그 참에 음원사이트에도 올렸는데 소위 ‘대박’이 난 거에요. 이유가 뭔지 유통사에 물었는데 자신들도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

기타 담당인 임씨는 “20대부터 음악을 했기 때문에 나름 음악적인 기준이 있다. 솔직히 1집은 수준 이하여서 지인들에게 소개한 적도 없었다”며 “그 1집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을 보고 내 기준이 세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춘천한마음교회는 대박 이후 세계적인 예배인도자 타미 워커 초청 집회도 열었다. 타미 워커쪽에서 연락이 왔다. 전화를 처음 받은 교역자는 타미 워커가 누군지도 몰랐다며 그만큼 우리가 시골교회라고 성 전도사는 웃으며 설명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2집을 통해 어떻게 역사하실지 너무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청소년·청년들의 찬양 열정을 자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집은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그 옛날 모세와’ 등 총 15곡으로 이뤄졌다. 대표곡은 ‘함께’와 ‘복음은 결코’다. 함께는 에배소서 3장 6절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함께 상속자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된다는 내용을 근거로 “우리는 하나”라고 노래한다. ‘복음은 결코’는 김씨가 눈 수술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만든 곡으로 어둠이 깊을수록 별빛이 더 빛나듯이 고난이 있을 때 주 은혜가 크다는 내용이다.

이번 앨범은 음악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를 위해 돕는 손길이 있었다. 영국 ‘유니버시티 오브 웨스트 런던’의 음악대학 이용주 조교수(lecturer)가 앨범 제작 전반을 도왔다. 외국에서 공부하며 지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이 교회를 찾았다가 돕게됐다. 교회 안에 수준 높은 녹음실을 설계해 만들도록 했다. 또 영국 유명 워십팀인 ‘힐송 처치’ 엔지니어인 그의 제자 티모시 벤자민을 소개했다. 메시지는 춘천한마음교회가 부활 신앙으로 유명한데 이 앨범도 ‘부활의 주’를 강조했다.

곡은 김 집사(12곡)와 성 전도사(3곡)가 썼다. 김 집사는 한세대에서 종교음악을 전공했지만 작곡을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는 “1994년 거의 실명할 줄 알았는데 조금이라도 보게 된 것에 감사해 곡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성 전도사도 “화성학 한번 공부한 적 없다. 작곡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간증했다.

정씨는 앨범을 준비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최고의 찬양은 사랑이라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목 상태가 많이 안 좋아 걱정했는데 팀원들이 제 상황을 고려해 노래해줬어요. 각자의 소리로 저를 섬겨준 거에요.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알게 됐어요.” 찬양팀은 4개월간 새벽 서너 시까지 연습했다.

2집 만족도를 물었다. 성 전도사는 “첫 음반도 그랬지만 100% 만족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수준이 낮을지 몰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배, 최고의 찬양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우리가 찬양 선교사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찬양으로 복음 전할 수 있다는 것을 1집을 통해 확인했고, 소명도 갖게 됐다”고 했다.

찬양팀은 벌써 3집 이야기를 했다. 성 전도사는 “내년 중순이나 내년 말 정도 될 것 같다”며 “창작곡이 이미 150여곡 이상 있다. 교회에서 항상 불리는 곡이어서 언제든지 녹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만든 새 녹음실에서 ‘함께’를 들었다. “우리는 예수님의 보배 피로써 성령 안에 하늘의 가족/ 영원토록 하나 되었네//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예한 우리들은 하늘의 가족.” 곡 중간 중간 회중만 찬양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마치 한 사람이 부르는 것 같았다. 그만큼 회중은 한마음이었다. 성 전도사는 “처음엔 찬양팀이 회중을 이끌고 간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회중이 찬양팀을 끌고 나갔다”며 “그만큼 한마음이었고 그게 공동체 찬양의 힘이었다”고 덧붙였다.



춘천=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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