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UMC, “반동성애 결의, 지지 못한다” 천명

집행위원회 열어 미주리주 특별총회 결의 거부성명 채택
 
최근 집행위원회를 열어 UMC 미주리주 특별총회에서 결의한 반동성애 법안 ’전통주의플랜‘을 거부할 것이라는 성명을 낸 UMC 독일교회 집행위원들.


독일연합감리교회가 동성애 반대정책을 결의한 미국 미주리주 UMC특별총회 결의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미연합감리교 소식통이 전했다. 독일연합감리교회는 최근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성명서를 채택, 동성애를 반대하는 ‘수정 전통주의 플랜’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연합감리교회는 지난 2월26일까지 3박4일 동안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UMC특별총회 이후 총감독회장 카터목사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연회 감독들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재촉하는 서한을 보낸데 이어 서부지역 총회 역시 특별총회 결의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혀 시간이 지날수록 미연합감리교 내 여기저기서 의견대립이 첨예화하는 양상이다. 

독일연합감리교회는 8일과 9일 이틀간 진행된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전통주의플랜 결정이 모든 지역의 교회에서 일치와 연합을 방해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루케르트 감독은 개회인사를 통해 “이번 결의안 자체가 성소수자의 결혼 및 안수에 관한 징계기준을 유지할 뿐만아니라 처벌을 강화하며 집행할 것을 감독과 연회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해 집행위원회가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루케르트 감독은 “서로 동의하지 않아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교회로 공존할 수 있다”며 “교회가 동성애자들이 축복받으며 결혼하고 성직자로 안수받을 수 있는 동시에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국 ‘특별총회 결의 반대 성명’이 발표된 것이다. 

독일연합감리교 집행위 열어 동성애 반대 결의한 특별총회 ‘거부 의사’
루케르트 감독 “서로 동의하지 않아도 서로를 인정하는 곳이 교회” 개회사
미국 서부지역총회도 연회 지도부 방송통해 “동성애에 개방성 유지” 선언


이날 집행위원회는 미주리 특별총회 결의안 반대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특별총회 지지그룹과 공존방안을 모색하는 원탁회의 구성원을 다음 달인 4월까지 구성하고, 독일연회가 개최되는 5월 전에 ‘원탁회의’를 연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서도 이미 나타났다. 미국연합감리교는 이미 독일보다 앞선 3월1일 올리베토 감독과 마운틴스카이연회 지도자들이 방송을 통해 동성애문제에 대해 개방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해 미주리주 특별총회 결의를 정면 거부할 뜻을 밝혔다. 

UMC 서부 7개 연회를 포함하는 서부지역총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성 소수자에 대한 총회의 금지조항을 어겨왔으며, 특히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교단 내 첫 동성애자 성직자로서 동성결혼을 한 올리베토 감독이 속한 지역총회이다. 

올리베토 감독은 “이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증거들이 단지 54표 차이 때문에 움츠려들었다”면서 “하지만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향후 반대 활동을 할 것이란 사실을 암시했었다. 
 
UMC 미주리주 특별총회에서 반동성애 안건인 ’전통주의플랜‘이 가결되자 미국 마운틴스카이연회 올리베토 감독이 강경하게 발언하고 있다(좌). 미국연합감리교 총감독회장 카터 목사가 교회의 하나됨을 설교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동성애 관용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연합감리교는 특별총회 때 상정된 안건, 즉 전통주의 플랜 안건이 합헌인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오는 4월23일~25일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에서 열리는 미연합감리교 최고법원인 사법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에 있다. 더구나 특별총회 당시 결의된 동성애 반대 ‘수정 전통주의플랜‘은 아프리카와 유럽, 필리핀의 경우 오는 2020년 5월 미연합감리교회 총회 이후 12개월 동안 효력이 유예될 예정으로 있다.

이같이  특별총회 결의안 거부사태가 계속될 경우 다음달 말에 있을 사법위원회의 판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또 아프리카와 필리핀 등 미국 밖의 UMC회원교회들의 경우 내후년에야 수정 전통주의플랜 적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변하게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연합감리교회는 특별총회 때 결의한 동성애 반대결의안에 불복하는 사태가 갈수록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서도 “절대로 교단분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하나의 교회'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특별총회 직후 교단탈퇴를 공식 철회한 웨슬리안 언약협의회(WCA)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질 전망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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