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강연자 지그 지글러(Zig Ziglar) 박사가 어느 날 뉴욕 지하철을 타려고 급히 내려갑니다. 연필을 든 거지가 옵니다. “1달러만 주세요.” 지글러 박사는 시간이 없으니 1달러를 던져주고 뛰어갑니다. 가다가 보니 문득 느낀 게 있어 지글러 박사는 다시 돌아옵니다. “1달러어치 연필을 주쇼.” 연필을 건네받은 후 지글러 박사는 “당신은 돈을 받고 나에게 연필을 팔았으니, 당신은 사업가요. 이 말을 명심하쇼.” 거지는 황당해하다가 차차 생각해봅니다. ‘1달러짜리 연필 팔았네. 그래, 나도 연필을 파는 사업가네.’ 거지의 자화상이 변하고 새로운 인생이 시작됩니다. 훗날 사업으로 성공한 그는 지글러 박사를 찾아와 말합니다. “박사님 말 한마디가 저를 이렇게 변화시켰습니다.”
여러분 말이란 게 뭡니까. 첫째, 말은 나를 외부로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말이란 밖으로 표현된 나입니다. 둘째, 말은 생각과 행동의 가운데입니다. 행동에 앞서 머릿속 말이 먼저 나옵니다. 그러므로 나를 점검하려면 일단 말을 점검해야 합니다. 셋째, 말은 씨앗입니다. 일단 발설되면 씨를 뿌린 거라서 좋든 나쁘든 열매를 맺습니다. 나는 말하고 잊어버릴 수 있지만, 누구에겐가 했던 말은 그 사람 마음에 심어져 어떤 방법으로든 열매를 맺습니다. 그래서 말할 때는 내 자유이지만 말을 내뱉으면 자유가 없어집니다.
보통 말하는 대로 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의 자의식이 그 말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대로 보이지 않게 내가 노력하는 대로 됩니다. 피그말리온 현상입니다.
하나님도 우리의 말을 들으십니다. 민수기 14장을 보십시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를 방황하다가 원망합니다.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지, 왜 고생스러운 광야로 데려오느냐.” 하나님이 참다가 말씀합니다.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 14:28) 그 결과 2년 만에 들어갈 가나안을 40년 걸려 방황하다가 들어갑니다. 말을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본문 4절을 보면 배의 방향키가 말이라고 합니다. 인생의 방향키가 혀에 있다는 겁니다. 6절에서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고 합니다. 불은 작은 데서 시작하는데 커지면 온 산을 다 태우고 맙니다.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은 거대한 세상입니다. 음담패설 독설 사기 공갈 유혹 자기변명과 잘못된 사상도 입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전쟁 영화에서 흔한 장면이 기관총으로 병사들이 쓰러지는 모습인데,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말 때문에 쓰러집니다. 칼로 입은 상처는 치료받으면 낫지만 말로 받은 상처는 치료가 안 됩니다. 평생 갑니다. 6절 끝에는 ‘지옥 불에서 난다’고 했습니다. 악한 말의 출처가 지옥 불이라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입이라는 건 지옥을 이 세상으로 가져오는 도구라는 것입니다. 지금 내 삶의 현장으로 지옥의 파괴력을 가져오는 게 우리의 입이란 이야기입니다.
물론 입이 천국도 가져옵니다. “사람은 언제부터 행복할까요?”란 물음에 링컨 대통령은 “내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순간부터”라고 말했습니다. 자기가 자기 말로 행복을 가져오는 거라고 합니다. 결국 혀를 훈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탈무드에 “내가 하고 있는 말이 내 미래를 향하여 가는 다리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인생의 복잡한 문제,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가 입에서 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럼 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유대인들은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첫째는 ‘내가 하는 말이 사실이냐’, 거짓을 말하면 안 됩니다. 둘째는 ‘지금 꼭 해야 할 말인가’, 사실이어도 쓸데없는 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은 ‘사랑을 가지고 하는 말인가’입니다. 이 세 가지 생각이면 말로써 실수하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주 안에서 사실인지, 꼭 필요한지, 사랑이 있는지 돌아보며 말씀하는 성도들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황명환 서울 수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