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첫 주일, 유창한 한국말로 설교한 ‘순수 일본인’ 세노 미츠키 목사

5일 뉴욕효신장로교회와 뉴욕순복음연합교회 강단에 올라 특별설교 
 
뉴욕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담임목사는 세노 미츠키목사(좌측)가 3일과 4일 새벽기도를 인도하는 것을 보고, 신년 첫주일인 5일 예배 전체 설교를 맡겼다. 문석호 담임목사는 일본선교사로 있는 자신의 제자를 설명하는 가운데 "일본에 있는 한인선교사들을 둘러봐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2020년 신년 첫 주일인 5일, 일본인 목회자가 미국 뉴욕의 두 한인교회에서 그것도 유창한 한국말로 주일설교를 진행하는 이색광경이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세노 미츠키목사(61세/일본 나리타순복음교회 담임).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뉴욕효신장로교회(담임:문석호목사) 주일 1부~3부 예배에 이어 같은 날인 오후 5시 뉴욕순복음연합교회(담임:양승호목사)에서 열린 기독저널(발행인:임성식목사) 창간 20주년 기념예배 설교자로 나선 것. 

현재 ‘일본 나리타순복음교회 담임’
“조용기목사 제1호 일본인 제자”로 소개하며
“영적인 눈을 떠서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새출발” 강조

 
세노 미츠키목사는 복음의 불모지인 일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특별히 요청했다. 뉴욕효신장로교회 설교장면.


한국인 특유의 문화 정서와 유머 감각까지 몸에 배인 듯, 세노 미츠키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을 기원하기 위해 모인 뉴욕 한인교회 성도들에게 위로와 신앙적인 다짐을 함께 선사했다. 

세노 미츠키목사는 “일본 나리타순복음교회는 40%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인을 위한 예배와 일본인 예배, 영어권을 위한 예배를 구분해 드리며 각 나라 언어로 설교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국인 예배를 마친 때였어요. 직장 때문에 잠시 머문 한 여 성도가 어떻게 일본말을 잘하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지요. 제가 한국사람인 줄로 착각했던 것 같아요. 일본사람이라고 소개하니까 무척 놀라더라구요.” 유창한 한국말 실력 때문에 겪은 촌극이다. 
 
뉴욕순복음연합교회에서 설교하는 세노 미츠키목사. 그는 욕망과 경쟁심리로 인해 쉬지 못하는 현대 크리스찬의 문제를 꼬집으며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재능과 은사대로 사역하라"고 당부했다.  


잘나가던 뮤지컬 배우…조용기목사 설교듣고 회심

현재까지 사역자로 30년을 헌신해온 세노 미츠키목사는 사실 청년시절 잘나가던 뮤지컬 배우였다. 하지만 1981년 자신의 인생을 흔드는 영적 사건을 경험한다. 

당시 일본 복음화 운동을 전개해 오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목사가 수일 동안 동경 복음전도대회를 인도하는 가운데 불신자로 살던 ‘청년 세노 미츠키’의 가슴을 뜨겁게 한 것. 한국말과 문화, 성경의 구원이야기 등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새 인생의 출발점을 맞은 것이다. 

전도사 신분으로 동경순복음교회 사역 맡아 

이후 현재의 순복음영산신학원에서 신학과 영성을 배워갔던 청년 세노 미츠키. 한국말을 배워가며 성경을 묵상하고, 조용기목사로부터 영적 리더십을 차근차근 배우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경은 사라지고 어느새 ‘하나님 나라의 한 백성’으로 눈이 떠지고 있었다. 
 
세노 미츠키목사와 함께 뉴욕에 온 채한성 음악감독과 CCM 가수 성진영 씨가 찬양하고 있다. 


“공부하는 가운데 조용기 목사님께서 사역을 함께 해보라고 권하셨습니다. 당시 동경순복음교회에 목사가 없었는데, 저더러 사역자로 섬기라고 하셨지요. 두렵고 떨렸지만 순종했습니다. 저는 일본인으로는 제1호 조용기 목사님의 제자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최초로 ‘외국인 교구장’ 낙점

사역의 경험을 목회현장부터 밟은 세노 미츠키목사는 92년부터 한국 여의도순복음교회로 들어가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해외교구 교구장’을 맡게 됐다. 이때 열정적으로 사역하며 익힌 한국문화와 언어, 정서 등은 복음전파를 위해 필요한 매우 주요한 요소들이었다. 현재 나리타순복음교회 한국인 성도를 목양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들이다. 

“재일본 한인선교사의 어려움 돕는 일 생각 중” 

세노 미츠키목사는 일본 거주 한국인 선교사들에 대한 걱정이 많다. 예상보다 복음화가 더디 되는 과정에서 탈진과 영적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주재 한인 선교사들의 상황 때문이다. 이제부터 그는 한인선교사를 돕는 특별한 대책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조건에 연연말고, 영적인 눈을 떠야" 

세노 미츠키목사는 지난 1월3일과 4일 뉴욕효신장로교회에서 새벽기도를 인도하는 한편 주일예배 전체를 인도했다. ‘하나님의 비전과 함께 사는 한해’(이사야 43:19)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의 신령한 영적인 눈을 떠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돈과 지위, 명예 등도 중요하지만 영적인 눈을 떠서 하나님의 비전을 우리 심령에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저널 창간 20주년 예배에서 기도하는 일본인 나카시마목사(Love Joy Peace Church)와 통역하는 한국인 사모.


설교에 앞서 그는 “일본이 한국에 행한 과거의 일을 모두 용서해 주세요”라고 사과해 성도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뉴욕순복음연합교회에서도 그는 ‘왜 염려하고 두려워하느냐’(마6:25~34)란 제목으로 설교하는 가운데 “두려움과 염려는 매사에 해롭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욕망과 경쟁심리 등이 성도들을 지치게 하고 쉬지 못하게 한다"며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 안에서 누리는 평안한 삶을 축복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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