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때마다 한국 전통예법 ‘세배‘ 가르치는 '뉴욕함께하는 교회'

지난 19일 주일예배 후 온 교인 참여하는 세배 행사와 윷놀이 등 마련
 
뉴욕함께하는 교회는 매년 설 명절과 추석 한가위 등 우리나라 고유명절에는 항상 세배행사를 마련한다. 지난 19일 주일예배 후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어르신들께 세배하고 있다. 


매년 설 명절 때만 되면 한국전통 예법인 신년세배와 윷놀이로 한국 고유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한인교회가 있어 화제다.
 
이 교회는 특히 성도 대부분이 1.5세와 2세 젊은층으로 구성된 교회로, 한국 전통문화 계승이라는 점에서 교인들의 자부심도 크다. 

뉴욕 퀸즈 플러싱에 자리잡은 ‘뉴욕함께하는 교회’(담임:박시훈목사/147-15 46th Ave. Flushing)는 지난 19일 주일예배를 드린 후, 매년 설 명절과 추석 한가위 명절에는 어김없이 교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한국 전통예법  '세배행사'를 열었다.  

박시훈 담임목사
“성경의 부모공경을 실천적으로 가르치는 기회”
한인 전통문화 포함하는 한인교회 차세대가 잇길 ‘기대’

 
뉴욕함께하는 교회 박시훈 담임목사와 최인희 사모. 성도 대부분이 1.5세와 2세로 구성된 젊은교회로, 다음세대 교육을 통해 한인교회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예법은 바로 부모와 어른에 대한 세배. ‘어른’이란 개념과 미국의 인사보다 ‘더 격식을 갖춘’ 세배의 개념을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와 어린시절 이민 온 1.5세 등 젊은층에게 행동으로 가르치는 날이기도 하다.
 
이 교회 박시훈 담임목사는 “벌써 몇 년째 하는 가운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되레 한국문화를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면서 “성경이 말하는 부모공경에 대한 개념을 실제생활에서 어떻게 존경의 표현으로 나타내느냐는 문제를 실천적으로 가르치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덕담 후 세뱃돈은 1달러로 정해 봉투 넣어 준비

어린아이들부터 젊은층 모두가 참여하는 세배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수무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여러 명이 일시에 시작한다. 이때 부모들도 “공부 열심히 하고, 교회에서 믿음 생활 잘 하거라”면서 덕담을 나눈 후, 각자 준비한 세뱃돈을 손에 쥐어준다. 많은 아이들이 세배를 하는데, 부모들이 행여 세뱃돈 준비 때문에 부담은 갖지 않을까?  
 
이날 세뱃돈을 준비한 부모들. 1달러만 봉투에 넣어 준비하도록 한다. 


박시훈 담임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세배하는 아이들은 20명이 넘습니다. 그래서 교회차원에서 사전에 한 명에 1달러라고 광고를 해 놓죠. 중요한 것은 교육이기 때문에 어른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하고,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세배받으시니 즐거우시죠. 갈수록 어른 공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교회 공동체가 우리나라의 문화 가운데 기독교 가치관으로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선별해서 가르친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세배 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윷놀이. 공동체 속에서 적극성을 유도하고 또 한편으로는 교회 신앙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한다는 효과가 있다. 

윷놀이는 세대 간 화합과 소통 기회…공동체 결속력도 강화 

박시훈 담임목사는 “젊은층과 섞어서 팀을 구성하고 윷놀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승부욕이 생겨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는데, 예상하지 못한 재미가 솔솔하다”고 말하고 “특히 게임의 '룰'대로 해야 한다는 '원칙'과 윷놀이 판의 '말'을 활용하는 '지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훈련”이라고 밝혔다. 
 
윷놀이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대학생 그리고 장년을 섞어 팀을 구성한다. 윷놀이는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개인의 참여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한인교회를 다음세대로 계승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이민의 땅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명절 때마다 달래는 한인교회의 성도들. 이민의 나라에서 공식 명절로 인정받지 못해 짬을 내서 지내야 하는 짧은 시간이지만, 박시훈 담임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목회하는 이 시대 이후를 생각해 봅니다. 한국 전통문화를 한인교회가 잘 계승하지 않는다면 겉은 아시안으로서 한국인이 모이는 교회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인 고유의 문화가 빠진 교회로는 한인교회라고 말하기 힘들겠지요. 미래 한인교회를 이끌고 갈 차세대들의 신앙적 책임과 한인으로서 의무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뉴욕함께하는 교회는 그래서,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과 함께 ‘한글교육과 문화체험’ 등으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도 아울러 교육하고 있습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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