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여파】“올해 부활절 새벽연합예배, 개별교회 형편과 자율에 맡긴다”

17일 뉴욕교협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 준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최종결정
 
뉴욕교협은 17일 오전 2020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를 어떻게 드릴 것인지를 놓고, 지역장들을 모아 의견을 수렴했다. 결국 올해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는 개교회별로 드리기로 결정했다. 


2020년인 올해 뉴욕에서는 한인교회들이 연합으로 드리는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를 보기 힘들게 됐다. 

최근 엄청난 전파력을 띠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사태로 한인교회들이 올해 부활절에만 일시적으로 개별교회의 상황에 따라 드리기로 결정했다.  

다음달 12일 부활주일을 한 달 앞둔 17일(화) 뉴욕한인교협(회장:양민석목사)은 교협회관에서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 21개 지역장 긴급회의를 열고, 21개 지역장의 주관 아래 개별교회 형편에 맞게 자율적으로 드리는 방안을 최종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의 중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활절준비위 및 지역장 주관아래 개별교회 예배 진행키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추세 위협적…성도와 행정명령 동시 지키기
장시간 토론 거치며 ‘연합으로 참여하는 개교회 예배’ 형식 돌출

 
회장 양민석목사는 최근의 상황을 부활절예배도 드리면서 행정명령도 지켜야 하고, 한편으로는 감염바이러스로부터 교회와 성도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장 양민석목사는 “뉴욕교협 임원회가 이 문제를 놓고 많은 시간 회의를 거듭했으나 21개 지역장의 의견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뉴욕교협은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코로나19사태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와 뉴욕시의 행정명령을 지키면서, 동시에 하나님께 예배해야 하는 교회의 역할과, 또한 한인교회와 성도를 보호할 의무 등을 동시에 수행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말하고 “올해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는 개별교회가 그 형편에 맞게 드리기로 결정한 만큼 잘 따라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장 양민석목사 “행정명령 지키며, 예배도 드리고, 성도도 지켜야”

이날 긴급회의에는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 준비위원장 박진하목사(퀸즈침례교회 담임), 교협 증경회장 김영식목사와 이재덕목사, 부회장 손성대장로 등 임원 및 지역장들이 참석,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 형식을 놓고 두 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을 거듭하다 ‘지역장 주관아래 개교회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자칫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러 참석한 성도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부담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뉴욕교협 46회기 때 유일하게 부활절연합예배가 중단된 사실이 교회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이중부담’이 작용해 회의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좌측부터) 교협총무 이창종목사,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 준비위원장 박진하목사, 회장 양민석목사, 증경회장 김영식목사


특히 미연방정부와 뉴욕주가 선언한 비상사태 속에서 500명 집회 금지→200명 집회 금지→50명 집회 금지→10명 집회금지로 이어지는 행정명령 속에서 ‘연합’이라는 의미가 과연 지켜질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힌 것이다. 

“집회금지 행정명령 속 개교회 예배 가능한가?” 현실장벽

이날 총무 이창종목사는 연합예배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기 위해 행정명령 내용을 다시 밝히며 연합예배 불가론쪽으로 토론의 방향을 잡아나갔다. 

하지만 이날 참석자들은 연합예배를 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도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 정대영목사의 발언에서 참석자의 부담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엄청난 바이러스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같은 교회의 교인들도 거리를 두며 예배하는 상황에서 모르는 분들이 자신의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로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연합예배는 불가하니 개별교회가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후 곧 정대영목사는 “이런 말을 했다고 나를 믿음이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하자는 말이다.”고 거듭 밝힌 부분이 그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활절 연합 예배를 포기하지 않던 기독교의 신앙 전통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게 참석자들이 가진 부담이라는 얘기다. 

이와는 별개로 전광성목사(하크네시야교회 담임)는 기존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실제적인 연합을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내놔 개별교회차원에서 드려도 무방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전광성목사는 “매년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를 치르면서 순서자 외에는 참석하지 않고, 성도들도 참여율이 낮다”며 “개별교회 자율로 드려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채 예배와 회의에 참석해 심각한 최근의 상황을 반영했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는 부활절연합예배에서 모인 헌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운 이웃돕기 △안성국목사(뉴욕능력감리교회 담임) 신부전증 수술비 지원 등을 계획한 상황에서 개별교회로 드릴 경우, 행여 이웃돕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지역장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를 개별교회 차원에서 각 지역의 형편에 맞게 드리기로 결정은 했으나, 최근 뉴욕주의 행정명령으로 모든 예배와 모임을 중단하거나 영상예배로 바꾸는 실정에서 개별교회 차원의 자율적 부활절 새벽예배 자체가 과연 가능할지 앞으로 추이를 더 지켜볼 일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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