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 관통한 엘살바도르, 홍수피해에 코로나19 봉쇄상태 ‘식량난’ 가중

연강수량의 1/4이 70시간 동안 쏟아진 태풍 아만다의 피해를 입은 엘살바도르 주민이 군 헬기를 이용해 황급히 빠져 나가고 있다. <엘살바도르 황영진 선교사 제공>


코로나 신종 바이러스로 두 달 가까이 봉쇄상태에 있는 엘살바도르가 최근 불어 닥친 태풍 아만다(Amanda)로 16명이 사망하고 2,400가구가 피해를 입는 등 거듭된 재난으로 실의에 빠져 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태풍은 엘살바도르 외에 과테말라 남부, 온두라스, 멕시코 등을 관통했다. 

열대성 저기압 태풍 ‘아만다’는 엘살바도르를 지나던 중, 1년 평균 강수량의 1/4이상이 70시간 동안 한꺼번에 쏟아져 인근 지역보다 큰 피해를 입었다.  

태풍 ‘아만다’ 중미 관통하며 수많은 수재민 절규
70시간 집중 호우 쏟아진 엘살바도르 대형피해
코로나19 경제봉쇄 속 재난 겹쳐 ‘극한 식량난’ 예고

 
집중호우로 지반이 가라앉으며 건물들이 무너져 인명사고가 속출했다. <AFP=연합뉴스>


집중호우가 쏟아진 엘살바도르는 하천이 범람하며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사망 16명, 실종 7명과 700여 주택이 파손돼 현재까지 7,000명의 주민이 154개 대피소로 분산돼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는 무너진 건물더미에 8세 소년과 다수의 아이들이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000여 이재민 154개 대피소 분산···사망자도 20명 넘어

게다가 현지 기상청은 6월 초 이같은 태풍이 또 한차례 지나갈 것으로 예고했다. 

엘살바도르에서 사역하고 있는 황영진 선교사는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세 달 째 봉쇄된 상황에서 태풍재난이 또 겹쳐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는 강한 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한 지대의 건물들이 종이조각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고 그 사이로 강한 물줄기가 형성돼 자동차들과 가축, 사람들까지 쓸려 내려가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해왔다. 



황영진 선교사, “극한 식량난 곧 닥칠 상황” 긴급보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5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황영진 선교사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세 달 째 접어든 봉쇄상태로 식량이 바닥난 상태여서 굶주리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가정은 기초식료품이 바닥났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하얀천을 게양해 놓는 등 다급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 
 
황영진 선교사(맨좌측)가 올초 엘살바도르 선교사역을 위해 방문한 미동부국제기아대책기구 회장 권캐더린목사(좌측세번째)와 훼이스선교회 회장 전희수목사(우측 두번째)와 함께 사역지를 소개하고 있다. 


황선교사는 엘살바도르 수도에서 28km 떨어진 토나카테페케에서 최소 93가구가 백기를 내 걸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를 전하면서 “이는 각 가정마다 비축한 식료품으로는 며칠을 버티지 못하는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집집마다 하얀깃발 걸어 극한 굶주림 SOS 신호

그는 “한 달 전부터 어려운 가정을 돕기 위해 식료품 등 구호품을 모으는 중이지만 주민들이 코로나19 감염사태 봉쇄로 일을 못해 수입이 없어 더이상 도움을 주지 못하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굶주림의 신호인 하얀천을 내건 어느 가구. 경제활동이 장기간 봉쇄되며 기초식료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다. <엘살바도르 황영진 선교사 제공>


시의회 헤수스 페레스 의장이 중앙정부에 긴급한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는 있으나 “270만 가정에 나눠 줄 기초식품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만 밝힐 뿐 수일이 지나도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황 선교사는 “코로나19가 치명적이라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주민들이 감염으로 죽기전에 모두 못 먹어서 굶어 죽을 판이라는 한 주민의 말을 들었다”고 말하고 “의약품도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는 총체적 난국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엘살바도르는 국민 전체의 26%인 170만명이 빈곤층으로, 연일 계속되는 봉쇄를 견디기엔 취약한 경제구조가 취약한 편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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