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교부 “미 유학생 비자(F-1) 변경 조치, 미국과 긴밀 협의할 것”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7일 정례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미국 ICE가 온라인수업만 하는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취소 조치에 불편하지 않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자료사진>


지난 6일  “온라인방식만으로 수업받는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할 것”이란 미 당국의 발표(SEVP개정 성명)에 우리 정부는 이튿날인 7일 “미국의 조치에 대해 한미간 협의를 통해 우리 국민의 불편이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입장을 내놓았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사태가 확산되자 급히 귀국한 대다수 한인유학생들은 그동안 학교측이 제공하는 온라인 영상수업을 받으며 봄 학기를 이수했다. 

미ICE, 온라인 수업 유학생 ‘비자(F1)취소’ 6일 발표
우리나라 외교부, 8일 “미국측과 긴밀협의” 설명
유학생들 “갑작스런 조치에 당혹”···사태추이 보여 대응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인철 우리나라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간 협의를 통해 어려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귀국한 유학생들은 갑작스런 정책변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우리정부의 대응은 물론 학교측의 입장과 다른 나라 정부의 향후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규정개정에 관한 성명에서 올해 가을학기부터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 외국인 학생에 대해서 미국체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버드대 로런스 배카우 총장은 "대학교육 방식을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정부에 우려스럽다"면서 "학업과 건강의 균형을 고려한 대학의 정책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주류대학 협의체들, 잇따라 성토하며 연일 비판

이같은 개정성명 발표가 나가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미국대학들이다. 1,800여 미국 대학이 가입한 미교육협의회(ACE)는 물론 63개 연구중심대학 기구인 미대학연합(AAU)과 239개 공립 및 주립대가 속한 공공연합대학(APLU)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정부를 성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등이 잇달아 보도했다. 

테드미첼 ACE회장은 “득보다 실이 많고 더 많은 문제만을 야기하는 끔찍한 조치”라고 밝힌데 이어 리즈벳 버로스 AAU부대표도 “지난 4월부터 가이드라인을 요구해 왔는데, 정부는 이제서야 내놓고는 대학에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크레이그 린드웜 APLU부대표는 “이번 조치는 제대로 작동하지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방정부가 대학측에 요구한 사항은 오는 15일까지 ▲대면수업 전면 부활 ▲온 ·  오프라인 병행수업 ▲온라인 수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 하버드대 로런스 배카우 총장은 “연방정부가 일률적인 방식을 강요해 우려스럽다”며 “학업과 건강의 균형을 고려한 대학의 조치를 정부가 훼손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하버드대 · MIT, 유학생 비자조치에 중단 소송제기

실제로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대(MIT)는 8일 미국 당국의 유학생에 대한 새 조치를 중단시켜 달라는 내용으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전경. MIT와 함께 미연방법원에 유학생 비자취소 조치 중단을 위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AP=연합뉴스>


최근 대학들은 대면수업과 온라인수업을 병행하는 Hybrid방식 프로그램으로 재편하는 등 유학생들의 안전한 입국을 위해 새 방침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는 소식이다. 

대면 · 온라인 병행 Hybrid방식 수업전환 연구도

특히 뉴욕시립대학(CUNY)의 경우 Hybrid수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유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가을학기에  Hybrid방식으로 바꿀 경우 I-20 form을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생겨 여전히 고민이 크다는 설명이다. 

기독교 한인 인권단체들 긴급 모임 갖고 대응 모색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위원장:조원태목사)는 우선 한인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유학생들의 상황이 어렵다는 내용을 취합하는 가운데 금요일인 오는 10일 온라인으로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시카고이민자보호교회(위원장:손태환목사)도 이번 조치에 대한 설명을  이미 공지한 상태에 있으며, 위원장 최영수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뉴욕이민자보호교회 법률대책위원회도 유학생돕기에 발벗고 나서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 

또 민권센터(사무총장:존박)는 유학생 비자조치를 발표한 6일 당일, 백악관 청원 웹사이트에 이미 10만명이 넘는 반대청원이 진행된 사실을 8일 한인사회에 고지하는 등 이번 조치 철회에 모두 단합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인유학생 5만2천 여명으로 중국 인도 이어 3위

한편 미 국제교육연구소(IIE)통계에 따르면, 미 고등교육기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09만5천299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은 4.8% 수준인 5만2천250명이다.

또한 IIE 통계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를 기준으로 외국 유학생 규모는 100만명이 넘었으며, 이는 전체 미 고등교육기관 인구의 5.5% 수준으로, 외국 유학생은 2018년도 기준으로 미 경제에 447억 달러(약 53조 3천억원) 규모에 기여했다.

국가별 외국 유학생은 중국이 가장 많고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유학생이 전체적으로도 높은 비중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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