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김재열목사(16)건축헌금 아무도 하지않자 "담임목사인 제가 먼저..."

로 매너스 R&M 컴퍼니 회장이 2014년 11월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올드웨스트베리 뉴욕센트럴교회 착공예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드디어 건축이 활기를 띠었다. 건축 시공회사를 공모하기로 하고 광고했다. 몇 군데 회사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많게는 3200만 달러, 적게는 1800만 달러였다.

당시 교회 형편상 건축비는 1500만 달러를 넘을 수 없었다. 반짝 빛나던 밝은 태양이 또다시 먹구름 속으로 숨는 듯했다. 몇 달을 묵묵부답으로 묵언 기도에 들어갔다.

교회 형편과 맞지 않는 건축비 고민 중
유명 건축사에서 싼 가격에 건축 제안


도무지 대안이 없었다. 또 6개월이 흘렀다. 어느 날 장로님이 달려왔다. “목사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조경공사와 비품 일체까지 포함해 1150만 달러에 다 맡아서 건축하겠다고 제안한 회사가 있습니다.” 여호와 이레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에 딱 맞는 맞춤형 건축회사를 붙여 주셨다.

‘R&M 컴퍼니’라는 미국회사였는데, 60년간 미국 교회당만 1800개를 건축한 미국 최대의 교회당 건축 전문 회사였다. 로 매스너 회장은 80세가 넘었는데 14살 때 모세가 성막을 바쳐 영광을 돌린 대목에서 감명받아 평생 교회당 건축에만 헌신한 분이었다. 이익을 위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새 건축위원들의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사탄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모금팀장에게 건축 재정 계획과 모금 일체를 일임했다. 모금팀장이 입을 열었다. “이번 건축의 목표는 빚 없이 건축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헌금액수는 달라도 헌신은 동일하게!’를 표어로 잡겠습니다.”

건축위원장부터 집을 바칠 각오를 주문했다. 뉴욕중부교회 예배당 건물을 700만 달러에 매각하고 나머지 500만 달러를 성도들이 작정하면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을 듯했다.

건축 예산과 모금 계획은 너무나 간명했다. 곧 교회 앞에 광고했다. 그러나 자원하는 성도가 아무도 없었다. 건축위원장이 자원해 앞장서면 성도들이 참여하는 것이 보통 교회들의 관례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안타까운 시간이 그렇게 또 두어 달이 지나갔다. 가을 부흥회 마지막 날 밤이었다. 그 시간은 건축을 위해 합심 기도한 후 성도들 앞에 말했다.

“여러분, 담임목사인 제가 먼저 3년 치 사례비를 건축헌금으로 바치겠습니다. 자원해서 정성껏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아내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홀로 작정을 했다.

그다음 주일 모금팀장 집사님이 100만 달러를 헌신했다. 그때부터 50만, 30만, 20만 달러 헌금이 나왔다. 어려운 성도는 수천 달러를 헌금했다. 금세 450만 달러가 작정됐다. 믿음의 저력이 있는 성도들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빛과 그림자는 늘 붙어 다니는 법이다. 작정 헌금이 모이면서 가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새 건축위원장이 100만 달러 헌금한 집사를 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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