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울림과 감동 준 한국 교회음악 아버지가 떠났다"

박재훈 카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목사가 1993년 카나다 세인트룩교회 예배당을 빌려 예배드릴 당시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다. 박목사는 1996년 원로목사로 추대받고도 7년간 성가대를 지휘했다. <큰빛교회 제공>

박재훈 원로목사 소천 소식에 추모 이어져
수많은 찬송가와 동요 작곡,,,섬김의 삶 모델

'펄펄 눈이 옵니다', '산골짝의 다람쥐' 외에
'어머님은혜', '엄마엄마 이리와 요것보세요'
'어서돌아오오', '눈을 들어 하늘보라' 등


한국 교회음악의 아버지, 한국동요의 대부라 불리는 박재훈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목사가 지난 2일(현지시간) 타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교계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박 목사는 6·25전쟁 이후 선명회 합창단을 만들어 미주에 한국 상황을 알렸다. 서울 영락교회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던 박 목사는 서울 대광고, 서울대 한양대에서도 후학을 가르쳤다.

그는 ‘눈’(펄펄 눈이 옵니다) ‘다람쥐’(산골짝의 다람쥐 아기 다람쥐) ‘봄’(엄마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어머님 은혜’(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등 동요와 ‘어서 돌아오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눈을 들어 하늘 보라’ 등 수많은 찬송가를 남겼다.

박 목사는 한국인으로서 많은 찬송가를 작곡한 작곡자다. 그의 업적은 ‘21세기찬송가’에 9곡이 실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1세기찬송가편찬위원회에서 찬송가 편찬을 총괄했던 이문승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박 목사는 나운영 김두완 장로와 함께 한국 교회음악계 3대 작곡가”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박 목사는 한국말에 잘 맞는 리듬에 서정적 낭만적인 찬송가를 쓰셨던 분”이라며 “찬송가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동요를 많이 쓸 정도로 애국정신도 강했다”고 덧붙였다.

임현수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목사는 “박 목사가 어린이 찬송, 여름성경학교 주제곡을 주로 작곡했는데, 그때부터 수많은 교회당에서 아이들의 입으로 하나님을 찬송하는 소리가 하늘나라에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목회에서도 섬김의 본을 보였다. 그는 60세에 늦깎이로 목사 안수를 받고 84년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를 개척했다. 임 목사는 “90년 내가 큰빛교회 후임 목사가 되고 30년 이상 모셨는데, 단 한 번의 갈등도 없었다”면서 “96년 원로목사가 되고 7년 동안 성가대 지휘자로 섬기실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겸손한 인격자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후임인 노희송 담임목사에게도 박 목사처럼 섬김의 목회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이기균 고려오페라단장은 박 목사를 ‘최고의 음악가이자 최고의 신앙인’으로 회고했다. 이 단장은 96년부터 박 목사의 오페라 ‘에스더’ ‘유관순’ ‘손양원’ ‘함성, 1919’까지 함께했다. 그는 “목사님을 보면 하나님을 정말 사랑했던 분, 하나님께서 정말 사랑하셨던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적 신앙적으로 배울 게 참 많았다”고 말했다.

하재송 총신대 교회음악과 교수도 “박 목사의 찬송가는 한국적 가락과 정서가 짙게 배어 있어 성도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면서 “그가 남긴 교회음악의 유산은 한국교회 성도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예배는 7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에서 열린다. 장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에 있는 큰빛동산이다.

유가족으로 박영숙 사모와 1남1녀가 있다.

백상현 박용미 기자 100sh@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