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시민권취득 돕는 월드허그파운데이션(WHF)
시민권 없이 60년 이상 살아온 두 명에게 ‘기쁨선물’
“한 명 당 1만 달러이상 지출∙∙∙사랑과 관심 절실”
“지난 8월 두 명의 한인 입양인이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입양될 때 이들은 불과 한 두살였고, 지금 시민권을 받은 이분들은 벌써 60대 중반이 됐습니다. 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늦었지만 기쁜 일입니다. 이 기쁨을 누려야 할 분들이 아직 너무 많습니다. 힘을 보태 주십시오.”
입양인들에게 시민권 취득을 돕고 있는 길명순 월드허그파운데션(WHF) 이사장은 지난 19일 퀸즈 플러싱에 있는 한 일식당에서 노스캐롤라이나의 타마라 스트릭클리 씨(63세)와 버지니아의 케네스 위크함 씨(64세) 두 분의 시민권 취득 소식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2019년 1호 시민권취득 후 2년만에 쾌거
지난 2019년 4월 입양아 출신으로 월드허그파운데이션의 스폰을 받아 1호 시민권자가 된 조이 알렉시(당시 52세∙현 텍사스주의원실 근무)에 이어 2년만에 두 명의 입양인 출신자가 잇따라 시민권을 받은 것.
“우리 재단의 일을 돕는 변호사 분들의 노력이 컸습니다. 남을 제대로 믿지못하는 입양인들의 특성으로 변호사들은 물론 실무진들이 겪는 고충도 적지 않았죠. 그럼에도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은 두 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WHF는 현재 10명을 더 스폰하는 중이다. 이 가운데 4명은 시민권 취득 마지막 절차인 인터뷰를 기다리는 중이고, 6명은 서류를 제출한 상태. 팬데믹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이민국 행정절차가 느려져 기쁜소식을 기다리는 입양인들에게는 요즘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고 있다.
시민권 취득 위해 현재 10명에게 도움
“3남매를 키우며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충분한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늦었지만, 우리 단체는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줄 생각입니다. 과거는 어찌됐든 합법적으로 이제 남은 삶을 풍성하게 살도록 지원해야겠지요.”
길 이사장은 입양인 시민권취득을 위해 적지않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입양인 한 명이 시민권을 얻기까지 10,000달러~12,000달러가 지출된다는 것. 이민국 수속비용과 변호사비용, 각종 서류준비와 과거행적 조사에 필요한 경비 등 한 명을 합법신분으로 살도록 돕는 비용이다.
“한국정부도 적극 나서야할 분야인데, 무척 아쉽습니다. 정∙재계, 사회 지도층의 작은 관심이 한 인생에게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례가 많습니다. 입양인들을 포함한 해외 거주 한인들을 돌보는 책임이 한국정부에도 분명히 있다는 얘기죠.”
미의회 및 정치인 만나 법안상정 압박 촉구
WHF는 그동안 미의회와 비영리 권익단체들을 찾아다니며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줘야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를 위한 법안상정을 위해 애써왔다. 존 신 WHF사무총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입양인시민권법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하는 한편 입양인권리찾기캠페인을 펼치며 하원의원들과 법안발의를 논의하는 등 정치권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안토니오 리베라 WHF 회장은 한인 취약계층에 식품박스 보내기와 코로나 방역물품 지원하기, 언어 및 직업교육과 취업알선, 노인아파트 입주자 선정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입양인 권리찾기 및 시민권취득돕기 외에 WHF의 활동 폭을 더 넓히기 위함이다.
미국입양 후 현재까지 시민권을 받지못해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사는 사람들은 어림잡아 35,000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한인만 20,000명. 반복된 파양과 학대로 이들의 몸과 마음은 이미 상처투성이라고 말하는 길명순 이사장은 “한국정부와 단체 등 모든 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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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