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은 혈맹…고인 영원히 기억할 것”
정병화 뉴욕총영사, 23일 고인 유가족 위로
“한국전 미참전용사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
정병화 뉴욕총영사는 지난 10일 별세한 한국전쟁 당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흥남 철수작전의 영웅 로버트 러니(Robert Lunney) 미해군 제독의 유가족을 23일 방문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도문과 함께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조전과 추모패를 전달하는 한편 고인의 별세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SNS에 올린 애도문에서 “한미동맹은 참전용사의 희생으로 맺어진 혈맹이며, 그 바탕에는 우리 국민의 굳건한 믿음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위급한 긴급 철수작전에서 많은 민간인 피난민까지 구해낸 빅토리아호의 헌신적 행동은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며 “우리 국민에게 보내주신 경애심을 깊이 간직하고 제독님의 이름을 국민들과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흥남철수 당시 미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를 타고 경남 거제로 피란했으며, 그로부터 2년 후 문 대통령이 태어나 흥남 철수작전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미국 워싱턴DC 방문 당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러니 제독을 만나 감사의 표현을 전하기도 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조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흥남철수작전의 영웅, 로버트 러니 제독님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혈맹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미래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병화 뉴욕총영사는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신 흥남철수작전의 영웅 로버트 러니 제독님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앞으로도 미국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을 계속 기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가족은 로버트 러니 제독이 생전에 선진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모습을 보며 늘 자랑스러워했다면서, 70년이 넘는 오랜기간 동안 잊지 않고 찾아주는 한국정부와 한인사회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러니 제독은 6.25한국전쟁 당시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아호’에 일등항해사로 승선했으며, 1950년 12월22일 포탄이 빗발치는 흥남항에서 레너드 라루 선장 등 다른 선원들과 함께 정원의 7배가 넘는 14,000여명의 피란민을 배에 태워 12월25일 거제도에 안착하는데 공헌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항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상구조로 지난 2004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특히 흥남철수작전은 한국영화 '국제시장'에서 배경역사로 설정해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고인은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을 마친 후 변호사로 일하며 뉴욕주 해군 방위군으로 계속 근무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