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서
“위기 원인은 반지성주의…세계시민과 협력을”
“전쟁회피 일시적 평화 대신 지속적 평화추구”
윤석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이날 취임행사에는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내외와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롯, 해외 정치 지도자와 국내외 주요 정치인 및 일반 시민 등 4만여명이 초청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위기, 교역질서의 변화와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초저성장과 대규모실업, 양극화의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와해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모든 위기의 원인을 ‘반지성주의’로 지목하면서 “이 순간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하면서 “또 세계시민과 힘을 합쳐 국내외적인 위기와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자유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며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계속해서 “개별 국가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시민으로서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시민이 자유시민으로서 연대해 도와주어야 한다”며, “모두가 자유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와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한다. 자유 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며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는 자유’라는 단어를 35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민주주의 가치에 비중을 높였으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에 이어 ‘세계 시민 여러분’이라는 단어도 7차례 언급하며 선언과 다짐의 대상을 국외까지 확대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높아진 탈세계화 기류에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국민의 화합과 국가 간 연대를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취임식에는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포스탱 아르샹주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 등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미국에서는 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 부통령 부군, 마틴 월시 노동부 장관과 아미베라 하원의원,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 토드 킴 법무부 차관보, 린다심 미대통령 인사담당 특별보좌관, '파칭코'로 유명한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취임식에는 한국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탈북 국군포로 유영복, 김성태, 이규일 씨 등 3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