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선교사 출신 김바울목사, 제자들 도우려
우크라이나 키이우 입국 결심…6월3일 출국
약품과 생필품 등 우크라이나 교회 지원 호소
팔순을 훌쩍넘은 나이에 전쟁이 한창인 최고 위험지역 우크라이나 키이우 입국을 서두르는 은퇴목회자의 사연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소속 김바울목사(83세)가 그 주인공. 지난해 10월부터 우크라이나 선교를 시작한 그는 최근 발발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이 묶였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제자 목회자들, 사역자들이 눈에 밟힙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제가 가진 힘을 다해 도와야겠지요. 빨리 보고싶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한인기독교선교대회에 참석한 김바울목사는 폐회 날인 26일 오후늦게 연결된 전화통화에서 조급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목사는 뉴욕 우드사이드장로교회 담임목회자 출신이다. 벌써 30년을 훌쩍 넘긴 시간. 당시 KAPC 선교부 총무였던 그는, 마침 소련이 개방정책을 결정하며 현재 러시아로 탈바꿈할 91년경 담임목회를 사임하고 러시아선교사로 자원 출국했다.
“러시아인들의 모습은 공산주의자들에게 신앙과 자유와 행복과 소망을 송두리째 강도질 당한 상태였습니다. 그들은 죽어가고 있었고, 모습 또한 처참했습니다. 경제공황으로 그들의 삶은 궁핍했습니다.”
김바울목사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상황을 30여년 전 러시아 상황과 동일하다고 말하고, 과거에 러시아가 그랬던 것처럼 우크라이나 역시 도움받아야 할 실정이라고 전했다.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복음을 받은 러시아가 도발을 하다니…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영적 책임감으로 괴롭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선교사인 김바울 목사는 과거 러시아 선교 당시 합창단을 조직하는 등 활발한 사역을 펼쳤다. ‘러시아천사합창단’이 그들. 미주를 비롯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찬양으로 복음을 증거했다. 그는 또 러시아 경찰과 군인복음화에도 온 힘을 쏟았다. 군목제도를 처음제안한 것도 그였다. 정기적으로 성경공부와 예배를 통해 크리스찬 경찰∙군인으로 양육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러시아선교를 통해 목사가 된 제자, 각종 단체에서 사역하는 크리스찬들이 늘어났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은혜의 열매들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몇 명은 우크라이나에서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가 된 것. 러시아의 전쟁도발로 이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소식은 김바울목사에게 큰 충격이었다. 전쟁통 우크라이나 행을 결심한 이유다.
“제자들의 어려움을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에 가족을 두고 있습니다. 빨리 입국해서 먹을 것과 약품 등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야 할 긴급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김바울 목사는 우크라이나가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알고 있지만, 강도만난 자를 도와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과 함께 자신을 살려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외면할 수 없어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악성 혈액암을 앓았던 그의 병력 때문.
“선교지에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요, 사역을 내려놓고 워싱턴DC로 돌아왔더니 재발했더군요. 선교사로서 끝이 아닌데 귀국하니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 보여주셨지요. 그래서 이번 방문 역시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시는 여정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6월3일 비행기를 탄다. 우크라이나 직항이 없어 우선 폴란드로 입국할 예정. 그 곳에서 열차를 타고 6월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들어간다.
그는 미국을 떠나기 앞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현재 가장 절실한 약품을 모을 예정이다. 그리고 폴란드에서 생필품 등을 구입해 열차로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특별히 어떤 단체에서 후원받지는 않습니다. 지인들을 통해 협조를 받고 있습니다만 어려움에 처한 선교지 사람들을 돕는데 많이 도와주시길 호소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뉴욕교협 증경회장 신현택목사와 회장 김희복목사, 부회장 이준성목사도 긴급 호소를 듣고 도움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바울목사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면, 본지에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긴급 기도를 부탁했다.
(후원문의) 김바울 목사 718-757-4944
이메일 : kimpaulrussia@gmail.com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