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서 발견한 뒤바뀐 어머니시신...한인유가족 5천 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 제기

지난해 11월 소천한 김경자 씨(93세) 장례예배 광경. 하관예배 때 시신이 뒤바뀐 사실을 알고 이후 한번 더 장례식을 치렀다. <뉴욕포스트=연합뉴스>

뉴욕포스트 26일자 한인유족 소송 보도
지난해 11월 모친소천…입관과정서 뒤바꿔
하관예배 때 발견…정신적 충격 등 배상소송


미국 뉴저지주(州)의 한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뒤바뀌는 피해를 당한 한인 유족이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향년 93세로 별세한 김경자씨의 유족들이 뉴저지의 한 장례식장을 상대로 5천만 달러(약 660억 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장례식장은 지난해 11월 입관 과정에서 김씨가 아닌 다른 여성의 시신을 김씨의 관에 넣었다. 이 여성의 성도 김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족은 관 속 여성이 생전 어머니의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장례지도사는 "김씨가 맞다"라면서 오히려 유족을 안심시켰다.
 
고 김경자 씨 유가족의 거액소송을 보도한 뉴욕포스트 26일자.

이에 따라 김씨의 딸도 장례식 때 가발과 화장술 등을 동원해 시신의 모습을 최대한 생전과 비슷하게 꾸미는 미국 장례 풍습에 탓에 어머니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납득했다. 이후 김씨의 관은 뉴욕의 한 묘지로 옮겨졌고, 장례식이 시작됐다.

소장에 따르면 하관 작업이 끝난 뒤에야 장례지도사가 유족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관 안의 인물과 김씨가 동일인인지 확인했다. 결국 장례지도사는 자신의 실수를 확인한 뒤 장례식을 중단시키고 관을 다시 땅 위로 올렸다.

김씨의 딸은 "어머니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충격적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김씨 시신으로 두 번째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온 일부 조문객들은 실제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장례식장은 유족들에게 장례비 9천 달러(약 1천200만 원)를 환불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유족들은 5천만 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의 아들은 승소할 경우 전액을 어머니가 다닌 교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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