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세계교회협의회(WCC)제11차 총회 개막
독일서 세계 352회원∙4천여명…공동이슈 논의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 “러시아정교회 각성을”
세계 최대 에큐메니칼 기구인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제11차 총회가 지난 31일(수)부터 9월8일(목)까지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전세계 352개 회원교회에서 대표와 참관인을 포함해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됐다.
이번 WCC 제11차 총회는 팬데믹 감염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 전쟁 및 경제상황과 기후변화에 따른 전세계 위기 속에서 각 나라 기독교회들의 역할론을 모색하고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WCC는 제11차 주제를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Christ’s love moves the world to reconciliation and unity)로 확정하고, 사상 처음 총회주제에 사랑(LOV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일찌감치 위기극복의 유일한 대안을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한 화해와 일치’로 제시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예장 통합총회, 기장총회, 기독교감리회, 대한성공회 등 회원교회에서 총 200명에 달하는 방문단을 파견했으며, 8명의 총대의원이 한국교회를 대표해 본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을 취재한 각 나라 언론매체는 아그네스 붐 의장의 호명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 우크라이나 교회대표들과 이를 환영한 세계교회 대표들의 격려에 초점을 맞췄다.
아그네스 붐 의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북미, 남미 등 대륙별 참가자들을 차례대로 소개한 후 특별히 우크라이나에서 온 교회 참가자 11명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했고, 총회 참석자들은 이날 가장 큰 박수로 연대와 공감을 표현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특별히 이날 개막식에는 독일 의전서열 1위인 프랭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이 참석해 우크라 전쟁과 관련해 발언해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 대통령은 “50년만에 유럽에서 다시 열린 WCC총회에 초대해 준 것에 감사하며 교회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WCC에 박수를 보낸다”고 인사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자리에는 뉴욕 허드슨강 인근에서 온 장로들과 브라질 아마존 강 옆 장로들, 마오리족과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온 정교회 신자가 함께 있다”며 “이들 모두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기독교인들로 일치의 사명을 향해 걷고 있다”고 치하했다.
전쟁위기에 대해 말문을 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러시아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우크라이나교회 대표단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 자리에 있는 러시아정교회 대표들의 고뇌에 찬 고민이 결국 전쟁상황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침공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정교회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범죄를 자각하지 않는 것은 기독교신앙의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안 사우카 총무대행은 이번 총회에서 WCC일부 회원교회들이 러시아정교회 회원권 박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밝혀, 최근 우크라전쟁에 대해 전 세계 교회가 얼마나 격분하고 있는지를 나타냈다.
이에앞서 아그네스 아붐 의장과 이안 사우카 총무대행은 보고를 통해 현재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이자 교회가 올바로 응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주제로 ▲기후위기 ▲러시아-우크라 전쟁과 그에 따른 지구적 긴장감과 위기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와 이로 야기된 인권문제와 경제정의 손상 등을 꼽았다.
특히 아그네스 붐 의장은 제10회 부산총회부터 현재 11차 카를스루에 총회까지 여정을 언급하며 ▲기후위기 ▲경제정의 ▲폭력과 전쟁 ▲인종 및 여성차별 등 인권문제 해결을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WCC 제11차 총회에서는 9월8일 폐막일까지 WCC정책과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850여 총대 중 150명 규모의 중앙위원과 8명의 공동의장을 선출하는 등 주요회무를 처리한다.
또 WCC 공식문서인 ‘일치문서’를 채택하는 한편 각 나라별 이슈와 공동이슈를 담은 메시지도 발표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