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뉴욕한인회 긴급이사회 열고
5인 정상화위∙6인 회칙개정위 등 수습책 마련
전회장들 간섭 지나쳐∙법 무시 여론몰이 등 성토

초유의 총회취소 사태로 38대 한인회장 선거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뉴욕한인회 이사회가 16일 저녁 플러싱 한식당 함지박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태 조기수습을 위한 특단책을 마련했다. 이사회가 내린 특단책은 찰스윤 회장 임기내(4월30일) 한인회 회칙개정 및 38대 회장선거가 사실상 어렵게됨에 따라 ‘한인회 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회칙개정-새 회장 선출’ 수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긴급처방 성격을 띤다. 

이날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찰스윤 회장의 38대 한인회장 선출 총회 전격 취소 발표 후 처음 열린 것이다. 
 

이날 회의는 먼저 한인회정상화위원회(가칭)구성 건을 다뤘다. 공석인 회장∙이사장 역할을 대신하면서 회칙개정과 총회개최 등 차기 38대 회장 선출까지 총괄을 맡는 위원회다. 이사들은, 전직회장 2명∙이사 중 2명∙찰스윤 회장 등 5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안건을 인준했다. 위원회 중 이사 2명은 현 찰스윤 회장에게 추천권을 위임했다. 이 위원회는 찰스윤 현 회장을 한인회 임시회장으로 선임해 38대 회장선출 과정까지 역할을 위임한다는 것. 전직회장단은 2명의 위원 선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회칙개정위원회(가칭)도 기존 회칙위원회 민경원 위원장∙박마리아 위원을 포함한 3명 외에 역대회장단의 이경로 전 회장 및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여기서 2명은 최근 38대 회장 후보심사에서 탈락한 김광석 KCS 전 회장과 후보심사에서 통과한 진 강 후보측이 추천한 인물이다. 짧지않은 시간동안 이사회는 혼란상황을 맞은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내키지 않았지만 힘을 보태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날 이사들은 회의를 진행하며 “역대회장단의 개입이 정도를 넘어섰다”, “일부 전 회장들의 현 회장에 대한 압력이 엄청나다” 등 불만을 쏟아내는 한편 “결국 역대회장단이 내 놓은 안건을 이사회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왔다. 그동안 속에 담아둔 말들을 쏟아냈다. 

찰스윤 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 “지난달 27일 김광석 씨와 진강 후보와 긴급 회의를 갖고 총회취소에 합의하면서 이루어진 내용”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날 긴급이사회는 “서류심사 탈락후 회칙에 문제가 있다며 한인회 운영 전반을 비판한 김광석 씨를 회칙개정위원에 포함시키는 것 역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이사들은 이날 “지난 18년 동안 부족한대로 총회를 치렀던 회칙이 왜 이번에만 문제가 됐는지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다”는 민경원 회칙위원장의 지적을 들으며 “회칙대로 진행되는 모든 일들이 힘을 앞세운 여론선동에 좌우된다면 앞으로 우리 한인회는 어떻게 되겠느냐”는 곽우천 전 선관위원장의 우려에도 공감했다. 

또 김일태 이사는 “개정하는 회칙이 곧바로 적용되지 않도록 유예기간을 둬야한다”고 지적했고, 이에앞서 김갑송 이사는 “선거가 있는 해에는 회칙위원을 뽑지 못하도록 회칙에 규정하고 있는데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회칙을 위반하는 것을 알고도 위반하는 상황”이라고 씁쓸해 했다. 

찰스윤 회장은 이날 “이사회 동의없이 총회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죄송하다”고 몇차례 사과했으며 “이는 한인 동포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루어진 막바지 결정”이라고 양해와 이해를 구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