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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코로나19 낮은 치사율은 경이로운 일… 두려워 말라

지난 1일 경북 상주적십자병원에 대구에 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19 구급대 앰뷸런스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미지 그림. 연합뉴스





나는 지금 터키 앞바다에서 배로 한 시간 떨어진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에 와 있다. 내전을 피해 유럽에 가려고 바다를 향해 뛰어들다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는가. ‘터키와 시리아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바로 그 섬이다. 지금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대거 몰려있는 섬에서 난민을 위한 구호 활동 중에 이 글을 쓴다. 엊그제부터 터키가 국경을 열자 시리아 난민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를 건너 이 섬으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 이 섬도 역시 혼란의 와중에 있다. 엔도 슈사쿠가 ‘침묵’에서 쓴 “바다는 그토록 아름다운데 현실은 이토록 참혹하구나”라는 탄식이 생각난다.

낮은 치사율은 불행 중 다행

한국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고통과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 사람은 전 세계에서 거부와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섬에서도 일부 주민이 우리 팀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고 사역의 대상인 난민들이 오히려 우리를 염려하고 있다. 문득 우리보다 더 큰 고통, 처절한 아픔을 겪는 분들이 바로 난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에서 버림받은 영혼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 고국을 떠나 정처 없이 해외를 떠도는 사람들, 코로나19 때문에 오히려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한국인에게 코로나19의 치사율은 0.58%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4일 0시 현재 5328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31명(몽골인 1명 제외)이 사망했다. 2502명의 확진자 중 79명이 사망한 이탈리아와 비교해 보라. 증세가 심각한 환자도 한국은 30명 내외이지만 이탈리아는 229명, 중국은 6806명이나 된다. 한국 사망자도 면역이 바닥인 장기입원자(청도대남병원) 7명, 초고령자 13명(77세 이상), 중증 질환자(암 심장병 신부전) 등을 빼면 코로나19 자체로 사망한 사람은 10명 미만이다(실제 치사율 0.2%).

최대한의 수치로 예측을 해도 한국의 치사율 범위는 0.6~0.7%다. 이는 질병 역학적으로 분석해도 놀라운 일이다. 전체 치사율 3.5%의 6분의 1 수준이며 중국 3.8%, 이탈리아 3.2%, 일본의 2.1%보다도 현저히 낮다.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이는 계절 독감의 치사율인 0.2%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처럼 ‘강한 독감의 치사율’ 수준이다. 참고로 치사율이 사스는 10%, 메르스는 34%였던 것에 비교하면 매우 낮다. 통계의 결론은 이렇다. 한국인에게 코로나19는 사실상 종이호랑이다.

코로나19는 극복할 대상

정말 놀라운 한국인의 저항력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사태는 역설적으로 한국 사람이 높은 건강 수준과 강한 면역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비극이 아니라 희소식이다. 불행한 일을 겪고 있지만, 놀라운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코로나19는 높은 전파력을 가졌어도 치사율이 낮다. 확진자가 나오면 공포에 빠지고 직장과 건물을 폐쇄하는 일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논리라면 치사율이 비교적 높은 독감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처를 해야 한다.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조치는 경제난을 가중할 뿐 아니라 공포와 불안감을 조장해 국민의 면역력과 정신적 저항력을 약화할 수 있다.

물론 만반의 대비를 하고 철저히 경계도 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극복할 대상이지 두려워할 대상은 아니다. 현재 코로나19 검사법인 RT-PCR은 빠르고 정확하지만, 너무 민감해 위양성(아닌 것을 참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너무 높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통계 수치가 부풀려져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낮은 확률이지만 이미 잠재해 있거나 유행하고 있는 다른 코로나 변종을 코로나19로 오진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절성 감기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인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이지 신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독감은 물론 사스나 메르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이다. 그러니 확진자라도 임상 증상이 없거나 폐 CT 소견에 문제가 없으면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확진자들은 계속 관리하되 치사율이 높지 않으니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추세라면 확진자의 80~90%는 치료 없이 경증으로 끝난다. 증상이 있는 확진자들은 생활 면역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이뮨부스터(immune booster)를 투여해 면역 증강을 시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다. 국민은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준비를 해야 한다. 계속 경계심을 갖고 손 씻는 것과 마스크 착용(상황에 따라)은 유지하면서 회의나 대화도 최소화하되, 자연 건강식과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과 독서, 햇빛 쬐이기,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생활 면역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미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앞으로도 변종은 계속 생길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면역을 높여 극복해야 한다. 한국인의 치사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아무리 확진자가 많아져도 치사율이 높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된다.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라. 철저히 경계하고 만반의 대비는 하되 두려워하지 말자. 방에 계속 틀어박혀 있으면 면역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외출문화를 가족 중심 문화로 바꾸어 가정 회복의 기회로 삼자. 서로를 탓하지 말고 모든 고통을 자기성찰과 혁신의 기회로 삼자. 우리 민족은 역경과 고난을 지혜롭게 극복해온 우수한 민족이다. 분연히 일어나 코로나19를 극복하자. 움츠러들지 말자.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자.

황성주 사랑의병원 병원장(이롬 생명과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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