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4일] 찢어진 채색옷, 깨어진 샬롬



찬송 :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425장(통 217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37장 12~20절


말씀 :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을 떠나 가족들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세겜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여자 형제가 없던 외동딸 디나는 또래 여자아이들을 만나고 싶어 인근 촌락으로 구경을 나갔다가 세겜이라는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맙니다. 분노한 야곱의 아들들은 결혼 허락을 핑계로 그 성읍의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세겜과 그 아버지 하몰의 설득으로 그 부족의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은 후 거동이 가장 불편할 때, 디나의 친오빠 시므온과 레위가 그 성읍의 남자들을 몰살하고 노략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들들의 거짓말에 속은 야곱은 세겜과 동맹관계에 있는 족속들의 공격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벧엘로 올라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야곱이 이 말씀을 듣고 두려운 마음에 황급히 그 지역을 떠날 때 하나님은 오히려 주변 족속들에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주셔서 야곱 일행을 공격하지 못하게 막아주셨습니다.

본문은 그 사건 이후 2년 정도 시간이 지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때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때의 위기는 넘어설 수 있었지만, 세겜은 야곱이 여전히 염려할 수밖에 없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지금 야곱의 아들 열 명이 양을 먹이기 위해 바로 그 세겜 지역에 나가 있습니다. 혹시나 예전 그 일로 인해 무슨 변고나 당하지 않을까 해서 아버지 야곱의 걱정이 태산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요셉을 보내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형들은 그동안 시기심과 미움 때문에 요셉에게 샬롬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형들과 양들이 샬롬 안에 있는지 살펴보고 보고하도록 보냄을 받고는 그 위험한 길을 순순히 나섭니다. 야곱이 거주하던 헤브론에서 세겜까지 약 80㎞, 세겜에서 도단까지 약 20여㎞, 세겜에서 방황하던 거리를 빼고도 총 100㎞가 넘는 길을 걸어서 형들을 만나러 갑니다. 무엇을 위해 가는 길입니까. 그렇습니다. 샬롬을 묻기 위해서입니다.

형들은 저 멀리서 다가오는 사람이 요셉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채색옷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반가움보다 미움이 컸던 형들 가운데 누군가가 “저기 꿈꾸는 놈이 오는구나. 이 기회에 저놈을 죽여버리자”라고 말합니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샬롬을 묻기 위해 그 먼 길을 찾아온 동생에게 샬롬을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샬롬을 묻기 위해’ 찾아온 동생의 ‘샬롬을 깨뜨리기 위해’ 음모를 꾸밉니다. 꼴 보기 싫었던 채색옷은 찢어 벗겨버리고, 듣기 싫었던 꿈 이야기는 요셉을 죽임으로써 사라지게 만들고자 합니다. 아버지 야곱에게는 ‘악한 짐승이 잡아먹었다’라며 거짓말을 하자고 모의합니다. 이 순간 그들은 자기들의 표현대로 요셉의 삶을 찢고 잡아먹는 ‘악한 짐승’이었습니다.

기도 : 하나님, 미움으로 샬롬을 깨뜨리는 자가 아니라 믿음으로 샬롬을 세워가는 성도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명호 목사(서울 혜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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