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예수 따라가며’ 449장(통 377)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44장 14~34절
말씀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의로움에 근거해 큰소리치던 형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분명한 증거물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다시 마주한 이집트 총리를 향해 형들은 무릎을 꿇고 빌며 은혜와 선처만을 바랄 뿐입니다. 형들은 자신들이 감당치 못할 문제 앞에서 하나님을 생각하고 자신들의 죄를 기억해냈습니다.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찾아내셨으니.’ 형들은 자신들에게 벌어지는 이 사건들이 하나님의 징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다의 탄원에서 주목할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이전에는 열 명의 형들이 요셉을 포기하고 버렸던 것과 달리 이제 형들은 죽게 된 동생 베냐민과 함께 노예의 옷을 같이 입겠노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총리 요셉은 죄가 없는 다른 형제들은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형들은 자기 혼자 살겠다고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아픔을 헤아리며 막내를 살리기 위해 끝까지 애원하고 동생의 징벌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총리의 은잔을 훔친 베냐민을 포기하고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 이 모든 일은 베냐민이 도둑질해서 생긴 일이라고 나 몰라라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예가 될 위기 앞에서조차 형들은 자신의 안일보다는 베냐민과의 동행을 선택했습니다. 아버지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형들은 베냐민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았고 그를 버리지도 않았습니다. 그 옛날 요셉을 팔아넘길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한때 요셉을 노예로 팔아버리자고 했던 유다가 지금은 먼저 나서며 요셉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큰 변화입니까. 이 일을 통해 요셉은 형들의 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언제 변할까요. 요셉의 형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연단의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을 자각하면서부터 변화는 시작됩니다. 그래서 CS 루이스는 “고난은 하나님의 확성기”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돈이나 관계, 건강의 문제가 끊임없이 찾아올 때, 그 문제들에 반응하는 태도가 이전과 동일하다면 아마도 그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고난, 불안과 두려움과 초조함을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어쩌면 우리가 변화할 기회, 혹은 우리의 변화를 검증할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믿음은 다가오는 반복적 문제에 어떻게 이전과 다른 대응을 하도록 만들고 있습니까. 반복되는 문제와 시험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성장해 가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인들은 고통과 시험을 변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예수님께서 우리를 살리려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던 것처럼, 나 혼자 사는 길을 찾는 삶이 되지 않고 남을 살릴 길을 찾는 성도들이 되게 하옵소서. 오늘 우리가 마주한 고통과 시험을 변화의 기회로 삼는 지혜를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명호 목사(서울 혜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