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0월 26일] 사랑과 자랑 사이



찬송 : ‘주의 사랑 비칠 때에’ 293장(통 41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고린도전서 13장 1~4절


말씀 :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 장으로 유명합니다. 사도 바울은 사랑의 여러 가지 덕목을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냅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이런 사랑의 덕목 중에서 저는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4절)라는 말씀을 특별히 좋아합니다. 사랑과 자랑의 대조입니다.

바울은 사랑이 없다면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도 소용없고, 모든 비밀과 지식을 아는 예언의 능력도 소용없고, 몸을 불사르는 구제도 소용없다고 말합니다. 방언이나 예언이나 구제와 같은 신앙 행위의 밑자락에 깔린 깊은 동기가 사랑이 되지 않으면 그 모든 것들은 단지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앞의 말은 이렇게 바꾸어도 됩니다. 방언과 예언과 구제도 사랑이 없으면 그 모든 것은 자랑이 되고 맙니다.

사랑과 자랑은 글자로 보면 획 하나 차이지만 그 의미는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간격이 있습니다. 사랑은 남을 위한 것이지만, 자랑은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사랑은 교회를 세우는 것이지만, 자랑은 나 자신을 세우는 것입니다. 사랑은 남의 유익을 구하지만, 자랑은 나의 유익을 구합니다. 사랑은 예수님의 이름을 빛나게 하지만 자랑은 자신의 이름을 드러냅니다. 똑같은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 내면의 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결과는 이렇게 달라집니다. 백두산 천지의 물이 동서로 갈라져서 압록강 물은 서해로 흐르고 두만강 물은 동해로 흐르듯이 사랑과 자랑은 정반대로 치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행동은 사랑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사랑으로 기도하고 사랑으로 구제하고, 사랑으로 봉사하고, 사랑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자랑은 늘 사랑의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사랑이 자랑으로 둔갑하는 순간 신앙은 변질하고 타락하게 됩니다. 자랑은 조그마한 틈만 보이면 비집고 들어옵니다. 자랑이 문을 열고 들이닥치면 사랑은 창문으로 달아나 버립니다. 신앙생활에서 사랑으로 시작해서 자랑으로 끝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에서 바리새인이 기도하는 내용을 들어보세요.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 18:11~12) 이것은 숫제 자랑입니다. 기도한다고 하면서 자기 자랑만 잔뜩 늘어놓고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본래 하나님을 사랑하고 율법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했지만, 어쩌다 보니 사랑은 시들고 자랑만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바리새인들만 그런가요.

자기 자랑으로 가득한 신앙, 자기 과시로 얼룩진 선행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입니다. 자랑은 우리가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의 구덩이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이 자랑으로 탈바꿈하지 않도록 늘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주의 이름, 주의 능력과 지혜만 자랑하며 살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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