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내게 있는 모든 것을’ 50장(통 7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민수기 7장 10~17절
말씀 : 민수기 7장을 읽다 보면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7장에서는 열두 지파가 드린 봉헌예물을 나열하는데 자세히 보면 똑같은 내용입니다. 혹시나 해서 한 자 한 자 꼽아가며 읽었지만 다른 구석은 없습니다. ‘그냥 이하동문이라고 하면 이 성경을 쓴 사람도, 읽는 우리도 편했겠다’고 하다가 굳이 이렇게 말씀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됩니다.
학창시절 졸업장을 줄 때를 생각해봅니다. 이때는 한 사람이 대표로 나가서 받고 나머지는 나중에 학급에 돌아가서 받습니다. 어찌 보면 대단히 효율적입니다. 여러 명에게 상장을 줄 때도 내용이 같으면 이름만 부르고 “이하동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졸업식은 길고 지루합니다. 졸업 축하, 감사 등의 연설도 긴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졸업장 수여시간이 정말 깁니다. 수백, 수천명의 졸업생 한 명 한 명을 다 호명하고 졸업장을 주며 교장(총장)과의 악수와 포옹 시간도 있습니다. 본문도 유다 자손의 예물을 적고 다음 지파부터는 “이하동문” 했어도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지루하게 다 적도록 하셨습니다.
여기에는 열두 지파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하루에 한 지파씩 하나님께 예물을 드린 건 하나님이 이스라엘 각 지파를 개별적으로 만나고 이들 각자에게 관심을 두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지파가 동일한 예물과 제물을 드린 것은 하나님이 이들을 만나시되 어떤 차별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만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 드린 작은 헌신 하나하나를 하나님은 다 기억합니다. 때로 사람들이 안 알아주고, 하나님마저도 안 알아주는 헛수고인 것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일일이 다 기억하고 갚아주십니다. 주님께 헌신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특권이요, 축복입니다. 주님께 드릴 것이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받는 신앙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유익하지만 드리는 신앙은 천국에 보화를 쌓는 놀라운 유익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각 족장에게 동일한 헌신을 요구했을 때 작은 족속의 족장은 불평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순종하며 정성을 다한 예물을 드렸습니다. 하나님은 기뻐했고 헌물한 사람의 이름과 드린 것을 일일이 다 성경에 기록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드리는 헌신을 기쁘게 받아주십니다. 정성을 다해 헌신하는 사람을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이름을 불러주며 기억합니다. 세상에서 작아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정성껏 주님을 위해 드린 것은 하늘에 기록해 놓으십니다. 오늘 당신의 삶 속에 하나님께 드릴 시간과 헌신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기뻐할 것입니다.
기도 : 우리의 헌신을 기뻐하는 주님, 오늘 내 삶의 한 자락을 주님께 내어드리는 인생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진회 목사(샘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