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장순흥 (27) 한동대 재건 눈물로 기도… 국내외서 도움의 손길 이어져

20년 넘게 무밭으로 방치됐던 한동대 서쪽 지역에 2019년 5월 준공된 ‘김영길그레이스스쿨 및 반기문글로벌교육원’ 전경.


지진 후 순간마다 하나님께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알려 달라고 눈물로 간구했다. 집, 학교뿐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의 기도는 온통 한동대 재건에 맞춰져 있었다.

하루는 아내와 함께 무너진 학교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기도 중에 2015년 베트남 출장 때 만난 ‘NIBC’(Not I But Christ) 동문이 떠올랐다. NIBC는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건축, 토목, 도시환경 전공) 출신 졸업생들로 구성된 기업이다. 베트남에서 크게 건축 사업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베트남에서 연락이 왔다. “총장님, NIBC 동문입니다. 지진 피해가 크지요.” 그리고 동문들이 직접 포항까지 날아와 피해 규모 파악과 복구에 많은 도움을 줬다. 복구 금액으로 60억원가량이 필요했다.

3분의 1이 특별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지자체에서 지원했다. 나머지 3분의 2는 정말 뜻하지 않은 여러 손길을 통해 채워졌다. “장 총장님이시죠? 하나님께서 후원하라고 하십니다. 1억원을 보내겠습니다.” “예?” 특별히 한동대와 관계를 맺고 있지 않던 어느 교회에서는 거액의 성금을 보내왔다.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는 나날이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도 철강재를 무상으로 지원해줬다. 건물 피해 복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국내·외 여러 도움의 손길을 통해 지진 복구가 어느 정도 완료될 무렵이었다. ‘이번 기회에 부임 초기부터 품었던 한동대 서쪽 지역 개발을 시작하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폐허 같던 한동 땅에 다시금 새로운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진 이후 짧은 시간에 복구를 완료하고 그때 생긴 자신감으로 한동대의 서쪽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다행인 것은 2019년 6월 30일 별세하신 김영길 전 총장님의 마지막 유업이었던 세계시민교육의 배움터인 ‘김영길그레이스스쿨 및 반기문글로벌교육원’을 준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NIBC와 손잡고 개교 이래 20년 넘게 무밭으로 방치되던 서쪽 공터에 후원자의 기부금으로 건물을 준공했다.

김 전 총장님은 준공식 당시 투병 중이라 직접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었지만, 온라인으로 행사 장면을 생생하게 보시고 그 누구보다도 기뻐하셨고 축하해 주셨다. 세월이 흘러 그때를 뒤돌아보니 총장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선물을 드린 것 같아 한편으로는 큰 위안이 되었다. 2019년 5월 27일, 지진 발생 후 1년 5개월 만에 지진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고 새로운 건물까지 준공했다. 지난해 6월에는 새로운 기숙사인 갈대상자관을 준공했다.

만약 우리가 지진이라는 큰 피해를 보고 충격과 실의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누군가의 도움만 바라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한동대는 지금처럼 다시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우리의 구세주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온전히 믿고 그 믿음으로 시련에 담대히 맞서 싸워나간다면 그 시련과 고통 뒤에는 더 값진 열매로 채워주신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동인의 내면에는 주님을 향한 믿음의 마음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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