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장순흥 (29) 한국 최초 선교사대회 개최… 희망과 은혜 나눠

지난 7월 15일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개최된 ‘2021 한인세계선교사대회’에서 전 세계 한인 선교사들이 함께했다.


지난 40여년간 한인세계선교사대회는 미국 휘튼대와 아주사대에서 열렸다. 2016년 미국에서 열린 제15차 대회 현장에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대회 이름에 한인이라는 말을 넣어 놓고 세계선교사대회를 한국에서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니.’ 미국에서 만난 한인세계선교사회(KWMF·Korean World Missionary Fellowship) 선교사로부터 그 이유를 들었다. “재정적 이유로 한국에서 개최하는 게 어렵습니다.”

한동대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하는 하나님의 대학’으로 1995년 개교했다. 따라서 선교에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 대학이다. 1997년 피지 선교 활동 중 강경식 권영민 학생이 순교할 정도로 선교의 순수성이 있는 대학이다.

‘만약 기독교 대학이 선교와 복음 전도에 소홀해진다면 많은 기독 대학처럼 세속화의 길에 접어들 것이다. 선교사 대회 유치는 한동대의 정체성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KWMF에 제16차 한인세계선교사대회를 주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WMF는 한동대가 기숙사를 갖춘 초교파 대학이며, 선교 방향성과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장소 대여에만 그치지 않고 선교 전략·비전을 제시하는 능동적 역할까지 해야겠다.’ 대회 이후에도 세계 각지의 선교사를 지원하고 전략을 제시하는 ‘한동대 글로벌 사명원’의 밑그림은 이때 나왔다.

한인세계선교사대회는 2020년 7월 개최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한동대와 KWMF 임원회는 결국 대회 연기를 공지했다.

‘하나님께서 한국 최초로 열리는 선교사대회를 위해 마음의 준비를 더 할 것을 말씀하시는구나.’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인간의 한계를 봤다. 한동대와 KWMF 임원회 모두 겸손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드디어 2021년 7월 ‘2021 한인세계선교사대회’가 한동대에서 열렸다. 대회는 과거 미국에서 장소만 빌리던 행사와 분명 차이가 있었다. 한동대의 학문적·인적 참여를 통해 선교사와 산학 협력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한동대 선교사 자녀(MK) 학생으로 구성된 160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 선교사와 교류했다.

한인세계선교사대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 선교, 성찰과 제안’이라는 주제로 성찰과 통찰, 제안, 소망의 4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의 선교 방식을 돌아보고, 위기를 모색하며 현재 상황을 통한 희망과 은혜를 나눴다.

특히 ‘선교사 중심의 대회’로 축이 이동했다. 과거만 해도 설교 중심, 대형교회 목회자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선교사가 직접 프로그램을 짜면서 현장에서 활동하는 선교사의 피부에 와 닿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또 복음 전파는 선교사만의 사명이 아니며 기독교인 모두가 사명자로 자세를 가져야 함을 인식했다. 특히 다수의 선교사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차세대 선교사와 현지인 선교사 육성의 필요성을 도출할 수 있었다. 한동대는 이번 대회를 통해 기도와 후원을 받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성과 신앙을 나누는 전문교육 기관이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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