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곤한 내 영혼 편히 쉴 곳과’ 406장(통 46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시편 90편 14절
말씀 :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사실 주인공이 아니라 연출가입니다. 연출가는 드라마의 시작과 마지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드라마들이 있습니다. 시골이었던 저희 집에 처음으로 흑백 텔레비전이 들어왔습니다. 그때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드라마들은 제 어린 기억 속에 선명합니다. 서부영화 ‘황야의 무법자’와 여름인데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어린 마음을 졸이며 보았던 ‘전설의 고향’ 등이 떠오릅니다.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또 하나는 엔딩에서 이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관련된 제작진들의 명단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은 언제나 연출가의 이름이었습니다.
연출가는 드라마의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배역들이 언제 퇴장해야 하고 언제 갈등을 일으키는지, 모두 연출가의 손안에 있습니다. 심지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본도 전적으로 연출가에게 속해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드라마입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 주인공은 우리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의 연출가는 주님이십니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이야기들이 평범하지 않고 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힘으로 알 수 없는 이 인생을 살아갈 때는 두려움과 지루함의 연속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연출이 붙으면 우리 인생은 달라집니다. 극적이 됩니다. 감동적이 됩니다.
시편 90편은 모세가 인생의 마지막 즈음에 기록한 기도입니다. 그는 여기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소회를 표현합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였음을 고백하듯이 말입니다. 그는 구절구절 자신의 존재를 꽃처럼 살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비록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의 인생이 연출가 되신 하나님 손에 붙들려 감동적인 삶이었음을 절절히 고백합니다.
“주께서 행하신 일을 주의 종들에게 나타내시며 주의 영광을 그들의 자손에게 나타내소서.”(시 90:16)
연말이 되면 드라마와 관련한 각종 시상식이 열립니다. 배우들과 제작진의 수상 소감을 들을 때마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의 수상소감이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저한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 먼저 매번 마음속으로만 감사드리고 밖으로 표현 못 했는데 하나님께 제일 먼저 감사드립니다.”
우리 인생의 드라마도 언젠가는 엔딩 되는 날이 올 겁니다. 그때 이런 소감으로 마무리됐으면 좋겠습니다. “참 찬란하고 멋진 인생을 만들어 주신 내 인생의 연출가이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자막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연출 하나님.
기도 : 주님 제 인생에 주인이요 연출가는 주님이십니다. 볼품 없는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혁 목사(변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