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사철의 봄바람 불어 있고’ 559장(통 30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로마서 2장 26~29절
말씀 : 밥을 먹다가 갑자기 아내가 서운한 듯 말을 꺼냅니다. “요즘은 밥을 차려줘도 맛있다는 말도 안 하네. 맛이 없나 보다.” 보통 저는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때마다 맛있다고 칭찬하기도 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아무 말이 없었더니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보니 그냥 지나쳤을 뿐인데 서운했던 것 같았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익숙해진 관계에서 잃어버린 것이 있다면 아마 소중함일 것입니다. 중심이 사라지면 형식만 남게 되고 그저 영혼 없는 행동만 반복하게 됩니다. 가정 직장 학교 삶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이라는 이름만 남고, 남편과 아내라는 의무만 남고 진심이 사라져 버린 지 오래되진 않았습니까.
신앙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반복된 주일 수요 새벽예배, 금요기도회 등 습관이 돼버린 예배, 영혼 없이 부르는 찬양. 어쩌면 우리의 신앙도 점점 습관처럼 변해가고 진심 없는 종교 행위가 되지는 않았을까요.
사도 바울은 로마서 2~3장에 걸쳐 유대인들의 잘못된 신앙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께 택함 받은 민족이고 그들에게는 율법과 성막을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율법은 자신의 죄를 보라고 주신 것인데 오히려 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됐고, 율법을 가르쳐야 하는 자들이 겉으로는 율법을 지키는 듯하면서 그렇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형식뿐인 신앙이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할례받은 민족이라 자만하면서 그렇지 않은 이방인들을 판단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에 종교지도자들을 향해서 하셨던 책망도 그러했습니다. 종교적 행위에 치우친 그들을 향해 ‘회칠한 무덤’이고 ‘독사의 자식’이라고 독설을 하시기도 했고 “만민이 기도하는 집인 성전을 도적의 굴혈로 만들었다”고 하시며 성전 안에서 제물을 팔던 사람들의 상을 엎으시기도 하셨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행위’가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은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우리의 원수된 관계를 회복하셨습니다. 거룩함이란 율법을 잘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친밀함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율법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말씀합니다.
우리 신앙의 핵심은 ‘진심’이고 ‘사랑’입니다. 신앙도 습관이 되고 형식이 되면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드리는 가정예배도 가족 일원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가족끼리 사랑의 띠로 하나 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형식에 치우친 신앙이 되지 않도록 우리를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 :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우리 가족이 함께 주님을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드리는 가정예배가 형식뿐인 예배가 되지 않게 하시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가족의 사랑이 늘 넘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이민홍 화성 그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