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주의 말씀 듣고서’ 204장(통37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시편 92장 1~15절
말씀 : 프란츠 파농은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의 해외 영토 마르티니크 출신입니다. 프랑스 식민지인 마르티니크에서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나고 자란 그는 프랑스인입니다. 그가 학교에 가서 배운 첫 문장은 ‘나는 프랑스인입니다’였습니다. 프랑스인으로 자긍심을 가졌고 애국하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그가 살던 시대의 유럽은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습니다. 세계대전이 한창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프랑스 전함이 마르티니크에 도착하자 파농과 친구들은 열렬히 환호하면서 군대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군인들은 흑인들이 사는 그 지역을 마치 점령지처럼 사용했습니다. 호텔과 모든 상점을 몰수하고 자신들의 거처로 삼았고 저항하는 주민들에게 폭력을 가했습니다.
이상함을 느꼈지만 파농은 프랑스 사람으로서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어 했습니다. 자원해 군인이 됐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봅니다. 아프리카 출신 의용병들은 원통형 모자를 쓰고 백인들은 베레모를 썼습니다. 흑인이던 파농은 백인들과 같은 베레모를 썼는데 만일 쓰지 않고 백인 막사에 출입하면 호되게 엉덩이를 걷어차였습니다. 유럽인이었지만 모자로 자신을 증명해야 했던 2등 국민이었던 셈이죠. 그러나 아프리카 출신에 비교해서는 좋은 대접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불어를 구사하지만 결코 백인이 될 수 없었던 그는 실존에 대한 고민 끝에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라는 역작을 남깁니다. 그는 하얀 가면을 쓰지 않기로 합니다.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경은 악인들이 형통한 것을 부러워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악인은 풀처럼 자라며 흥왕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멸망한다고 말씀하십니다(7절). 영원한 것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그분은 흑인과 백인, 여자와 남자를 당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셨습니다. 파농은 자신을 부정하고 가면을 쓰려는 행위가 내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부정하는 거라는 걸 깨달은 것입니다.
1·2차 세계대전은 소위 유럽 백인들의 탐욕으로 벌어졌습니다. 그들은 강력했고 부유했습니다. 식민지배를 받던 사람들은 유럽을 동경했고 파농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끝내 파농은 언젠가 멸망할 힘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 안에서 의인이 될 것을 촉구합니다. 의인은 여호와의 집에 심긴 나무와 같이 하나님의 뜰 안에서 번성할 것이랍니다(12~13절). 하나님은 힘이나 재력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으십니다. 정직하심(15절)으로 의인을 부르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기준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분의 정직하심에 자신을 맞추는 존재입니다.
기도 : 하나님.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사람이 복 있다는 걸 알지만 삶의 자리가 세상이다 보니 세상의 가치에 휘둘릴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기준을 깨닫게 하셨으니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하나님께 속한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민대홍 목사(파주 서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