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하나님 사랑은’ 299장(통 41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베드로전서 4장 7~11장
말씀 : 주님의 몸인 교회는 여러 지체로 이뤄져 있습니다. 바울은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가르칩니다(골 1:18). 그러나 인간은 늘 자신이 머리가 되려 욕심을 냅니다. 많은 교회가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분열됩니다.
교회의 작은 단위인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믿음은 가정을 교회 되게 하는 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지도를 받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공동체로서의 교회. 이런 교회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각각의 지체는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까요. 본문에서 베드로 사도는 공동체를 하나 되게 하는 힘이 사랑이라고 가르칩니다.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8~10절).
허물을 덮는 사랑은 우리 공동체와 가정에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가정이나 교회 공동체 안에 허물없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사상가인 함석헌은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답지 못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나치 치하에서 고백교회를 이끌었던 본회퍼도 ‘신도의 공동생활’에서 “수치스러운 것을 서로 나누고 용납할 수 있는 공동체가 건강하다”고 기록합니다. “이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롬 3:10)는 바울의 가르침과 같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허물을 덮는 사랑이 공동체 안에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사랑이 없는 공동체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남의 잘못과 허물이 눈에 띌 때마다 지적하고 교정하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갈등과 나뉨, 찢김, 상처가 생깁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사랑을 강조합니다. 허물을 덮기보다 들춰내는 세상, 다른 사람의 실수와 잘못을 발판 삼아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르치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더 무서운 건 이런 세상의 영성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사랑을 강조한 이유는 ‘마지막 때’가 다가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7절). 사랑하며 살 시간도 없는데 허물을 들춰내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나 그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하나 되기도 바쁜 오늘입니다. 가정과 교회 안에 뜨거운 사랑이 가득해 허다한 허물을 덮고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일들이 넘쳐 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 하나님. 온전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 마음에 부어 주옵소서. 그 사랑이 충만해 이웃의 허물을 덮어주고 가정과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게 해 주옵소서. 그 사랑 앞에는 풍파도 그치고 어두운 밤도 환하게 하는 능력이 있음을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민대홍 목사(파주 서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