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송태후 (7) 열방을 향한 기도에 “선교의 마음 열리고…” 큰 울림

2014년 8월 김재성 선교사가 사역 중인 필리핀 세이브 보고교회 설립 예배를 마치고 현지 성도들과 함께 찍은 사진. 해발 800m 고지 산족 마을에 있는 이 교회를 목포제일교회 설립 60주년 기념으로 박승호 담임목사님과 함께 찾았다.


1990년 필리핀 마닐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섬기던 목포제일교회에서 선교부장으로서 10년 넘게 봉사했다. 91년부터 94년까지 세 차례 단기선교팀을 인솔해 교회에서 후원한 김정웅 선교사의 태국 촌부리선교센터를 지원하는 선교 활동도 다녀왔다.

단기선교는 매회 자비량으로 자원하는 교회 직분자들과 청년들이 10여명 넘게 참가했다. 센터 내 보육원에서는 여름성경학교를, 마약재활원에서는 수련회를 열었다. 선교팀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이·미용 봉사, 마을소독, 축호전도 등을 벌이며 현지 교회를 지원했다. 교회에서 마련한 선물과 의류품, 악기 등도 전달했다. 마지막 날 100여명 이상의 주민들을 초청해 전도 집회와 잔치를 열며 그들의 영과 육을 풍성하게 해줬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두 번째 단기선교 때는 목포제일교회 40주년 기념으로 태국 서북쪽 미얀마 접경지대에 사는 카렌족 마을을 찾았다. 마을 내 따꼴랑교회 설립 예배에 참석했다. 선교팀 일행은 촌부리에서 7시간을 버스로 이동했는데 저녁이 돼서야 따꼴랑 마을 어귀 한 간이음식점에서 식사하게 됐다. 메뉴는 빵 한 조각과 채소 샐러드, 콜라 한 잔이 전부였다. 샐러드는 독특한 향과 함께 너무 써서 먹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 일행도 잘 먹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현지에 적응하려면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선교사님의 말이 생각나 억지로 샐러드 절반을 먹었다. 그날 밤 카렌 부족 마을에서 노숙하며 잠을 자는데 다른 일행 모두는 땅에서 올라온 벌레와 날아다니는 곤충에 물려 온몸에 핏자국이 됐으나, 난 샐러드를 먹었던 탓인지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해충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 일행이 날 부러워하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렸던 기억이 난다.

당시 단기선교 참가자 대부분은 훗날 처음 나서는 해외 나들이여서 그런지 큰 감격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중 두 사람은 현재 선교사로 헌신해 해외에서 활동 중이다.

2004년 8월에는 내가 속한 밀알 부부 9가정과 함께 싱가포르 국제 대학생선교회(CCC) 동아시아 본부를 방문했다. 현지 선교사들과 수련회를 하면서 위로와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 일행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돌며 각 나라를 위해 중보기도 하는 사역을 5박 6일 동안 진행했다.

처음에는 해외여행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던 가족들이 선교사 수련회에 참석하며 각기 돌아본 나라마다 중보기도로 참여하면서 “선교의 마음이 열리며 큰 은혜를 받았다”며 간증을 전할 땐 팀 리더로서 뿌듯했다.

2018년 8월에는 목포제일교회 박승호 담임목사님과 함께 19명의 청소년과 청년들로 구성된 비전트립 팀을 꾸려 노병일 선교사가 사역하는 캄보디아를 찾았다. 당시 우기로 강이 범람해 마을이 섬이 돼버린 빵쯔라엥소망교회를 찾았는데, 마을 전체를 집집이 방문하며 사람들을 교회로 초청해 선물과 음식을 나누는 잔치를 열며 전도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이런 수차례의 단기 선교사역을 통해 내가 섬기는 교회는 ‘영적 근육’이 튼튼해졌다고 생각한다. 열방을 향한 나의 중보기도도 한층 깊어졌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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