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송태후 (12) 성령의 은혜로 가정 회복… 어린 시절 트라우마 치유

송태후(맨 뒷줄 왼쪽 첫 번째) 장로가 1998년 목포 제3기 독수리제자훈련학교를 수료하면서 수료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주변의 권유를 받아 1998년 예수전도단의 비즈니스를 향한 독수리제자훈련학교에 참가했다. 이론 강의와 전도 여행 코스로 진행된 훈련은 나를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교육과정 중 내적치유 사역은 깊이 감춰진 내면의 트라우마를 꺼내 치유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낀 시간이었다.

내적치유 과정 나흘째 밤, 예배를 드리던 내게 성령의 뜨거운 불이 임하며 깊은 상처가 드러났다. 육신의 아버지에 대한 분노에 찬 복수심이었다. 아버지는 유교의 가부장적 가정 문화를 안 좋게 대물림받아 폭력적이셨다. 술에 취하면 어머니에 대한 폭언과 구타를 일삼았다. 자녀인 우리를 향한 꾸중과 질책을 마치 사랑의 언어처럼 생각했다.

어린 시절 어느 날 아버지는 밤늦게 술 취해 들어온 자신에게 밥상을 차려온 어머니를 때리셨고 상을 엎으셨다. 이불 속에서 숨죽이며 이를 보던 나는 아버지를 향한 분노와 원한으로 가득 찼다. 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복수심이 내 안에 불탔다.

당시 모습이 떠오르자, 아버지를 향한 분노의 감정이 다시 드러났다. 나의 마음속에 이런 깊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보자기에 싸인 한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환상이 보였다. 너무 무서워 우는 내게 성령님께서는 ‘네가 어머니의 복중에 있었을 때 모습’이라는 마음을 주셨다. 예배를 인도하던 예수전도단 호주 지역 포피 선교사가 “분노의 감정은 하나님 앞에 모두 다 토설하고 분노의 대상을 용서하라”고 하셨다. 그 말이 내 마음에 들어오자 아버지에 대한 용서의 마음이 일어났다. 나를 향한 하나님 사랑으로 나 역시 아버지를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통곡하며 회개 기도를 했다.

이날 내면의 트라우마를 만져주신 성령님의 은혜로 눌렸던 마음이 풀리며 참된 평안을 회복했다. 이 내적치유 이후 난 부모님께 드릴 얘기가 있다고 말씀드린 후 고향을 찾았다. 저녁 식사를 마친 난 아버지께 “어렸을 때 폭력적인 아버지를 보며 죽이고 싶을만큼 분노했다”며 “우리가 원수도 아니고 이젠 그 원망의 마음을 회개하고 화해해 우리 가정이 천국으로 변했으면 한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용서의 의미로 절을 올리는 내게 아버지도 눈물을 보이셨다.

아버지는 “예수를 믿는다면서 나도 지금까지 헛다리로 믿었구나”라며 회개하셨다. 우리는 함께 눈물의 예배를 드린 후 가마솥에 따뜻하게 데운 물로 아버지를 목욕시켜드리며 서로의 묵은 앙금을 씻어냈다. 이후 나 역시 남편과 아비로서 마음에 상처를 준 내 아내와 두 자녀와도 용서를 구하며 화해했다.

상처로 막혔던 가족과의 담이 무너지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음의 능력과 평안함이 온 가족에게 부어졌다. 부모님의 신앙은 더 깊어져서 아버지는 안수집사로, 어머니는 권사로 충성스러운 일꾼이 됐다. 간염을 앓던 아내의 건강도 완전히 회복됐고 두 자녀의 신앙과 학력은 기적이라고 할 만큼 향상됐다. 부모님 때부터 늘 채무에 눌려오던 경제 문제도 풀렸고 서점도 잘 돼 건물까지 매입하게 됐다. 하나님은 그런 나를 다음세대 부흥을 위해서도 일하도록 이끄셨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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