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종삼 (10) ‘4대 사역’과 ‘희망의 신학’ 보며 내일의 희망 꿈꿔

이종삼(가운데 흰 장갑) 목사가 2019년 거제 옥포 맑은샘센텀병원 개원 1주년 기념 감사예배 후 의료진과 직원, 예배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마 4:23)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마 9:35)

마태복음의 말씀 속에는 복음전파와 구제, 교육과 치료라는 예수님의 4대 사역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내 목회의 길잡이가 된 말씀들이다.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이 사역을 통해 세상에 희망을 심으셨다. 희망이야말로 각박한 현실을 극복하도록 이끄는 힘이다. 거제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희망을 파종하는 농부가 되리라 다짐했었다.

독일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는 1964년 ‘희망의 신학’을 출간하면서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희망의 신학은 미래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인데 과거와 현재는 단지 미래와 관계될 때만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보았다. 미래의 희망이 모든 것을 추진하는 동력과 기초가 된다는 게 몰트만의 탁견이었다.

예수님의 4대 사역과 몰트만 박사의 희망의 신학을 보며 나 또한 다가올 내일의 희망을 꿈꿨던 것 같다. 예수님이 다시 오는 그날까지 우리는 회개해야 하고 맡겨진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완성된 천국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4대 사역을 따라 구제는 요양원 운영을 중심으로 한 복지로, 복음전파는 갈릴리교회 목회로, 교육은 필리핀의 유치원과 캄보디아의 갈릴리 고등학교, 인도의 푸네 아가페신학대학교, 케냐 룽가룽가의 초등·중학교 설립으로, 치료는 거제맑은샘병원을 중심으로 한 여러 병원 사역으로 구현했다.

사람들은 나를 기관 목사라고도 한다. 그렇지 않다. 구제와 복음전파, 교육과 치료를 통해 목회하는 거제의 마을 목회자다. 오늘보다 내일, 하나님 나라가 더 가까이 온다는 믿음으로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목회자일 뿐이다.

어려운 점도 있었다. 뭘 좀 해보자고 권하면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며 싹을 자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사람들이 지닌 가장 큰 문제는 본인도 하지 않을 거면서 남들도 못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YMCA와 경실련을 창립할 때나 거제신문을 창간할 때도 몇몇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줬다.

“한번 해 보지도 않고 그만두면 됩니꺼. 될지 안 될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꺼. 그러지 말고 한 번 해 보입시더”. 설득하기 위해 여럿을 만났고 상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완고한 이들의 마음을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설득하고 설명하며 이해시키는 과정이 훗날 요양원을 세우고 병원을 설립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세상에 우연히 생기는 일이란 없다. 모든 게 주님의 섭리이고 인도하심이다. 복지 사역을 시작한 것도 그랬다. 거제 시민사회를 위한 토대를 닦은 뒤 주변을 둘러보니 소외된 어르신들이 너무 많았다. 누군가는 이들을 돌봐야 하지 않겠는가.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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