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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다시, V형 비행을 하자



기러기의 아름다운 비행을 아는가. 기러기는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V자형을 그리며 4만㎞ 이상을 날아간다. 그런데 가장 앞에 날아가는 리더 기러기의 날갯짓이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주어 뒤에 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 때보다 71% 쉽게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목할 것은 뒤따라가는 기러기 무리가 리더 기러기에게 끊임없이 응원과 격려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다. 리더 기러기는 거친 바람과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면서도 동료 기러기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힘을 내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만약 어느 한 기러기가 비행 도중 상처를 당하거나 지쳐 이탈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다친 동료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연약한 기러기가 다시 힘을 회복해 날 수 있거나 혹은 죽을 때까지 동료 기러기가 외롭지 않게 곁에서 지키다 다시 무리로 돌아온다.

한국교회도 거칠고 험한 여정을 비행해야 할 상황이다. 2년 반 전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비종교인이 증가했고 탈종교화가 가속화됐다. 특히 기독교인이 급감했고 교회는 심각한 이미지 타격까지 입었다. 더구나 코로나 시기에 교회마저 이념 갈등에 휩쓸렸다. 한국교회 내부에서도 다툼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풀뿌리 교회가 많이 뽑혔다고 한다.

이럴 때 한국교회는 기러기의 아름다운 비행을 가슴에 새겨 보아야 한다. 리더 기러기를 중심으로 한마음으로 뭉쳐 거친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기러기, 외롭고 힘든 리더 기러기를 위해 응원하고 격려하는 기러기의 울음소리, 다치거나 지친 동료 기러기를 위해 기꺼이 속도를 늦추는 기러기의 기다림…. 이 얼마나 아름다운 비행의 궤적인가.

우리의 유일한 리더는 예수님이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상황에서 지나친 이념 충돌을 했다. 이러한 때에 리더를 향한 기러기들의 격려의 외침과 응원 함성이 눈물겹게 그립기만 하다. 이제 우리는 팬데믹의 먹구름을 뚫을 뿐 아니라 국부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엔데믹의 안개를 뚫고 함께 날아야 한다. 이즈음 우리가 함께 날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으로 거룩한 플랫폼 교회를 제시하고 싶다.

첫째, 신앙과 신학적 본질 위에 초대교회적 원형 교회를 추구하는 교회다. 둘째, 주님의 강력한 임재와 운행하심이 있는 교회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을 맞고 있는 지금도 팬데믹의 안개와 구름에 갇혀서 소극적이고 형식적인 매뉴얼만 작동시키는 교회가 돼서는 안 된다.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정말로 주님의 임재와 운행하심이 가득한 교회가 돼야 한다.

셋째,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 그릇을 소유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 시대에는 좀 더 다양한 듀얼 스타일의 교회나 하이브리드형 교회가 신생아처럼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엔데믹 시대일수록 성경적 신앙과 신학의 본질 위에 서서 정통교회를 세워야 한다. 그러나 당분간 엔데믹 시대를 맞아 제4물결이 몰고 오는 신생아적 교회의 모습도 포용하고 선교적 측면에서 포용하고 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넷째, 새로운 차원의 연합운동을 해야 한다. 멀리 날아가기 위해서는 판단하고 정죄했던 행위를 흘려보내 버리고 서로 응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아니, 지치거나 다친 교회와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으로 섬기며 일으켜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분열된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눈앞의 이해관계만 보지 말고 한국교회 전체를 보며 미래를 향해 날아가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안개와 구름을 뚫고 다시 날개를 펴고 한국교회의 새로운 영토를 향해 날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다시 거룩한 신대륙의 부흥과 아름다운 비행 일지를 써보자.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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