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종삼 (16) “종합병원 세워 인술 베풀며 주님 사랑 전하고 싶어요”

이종삼(왼쪽 여섯 번째) 목사가 2013년 경남 거제 맑은샘병원 준공감사예배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요양병원을 설립한 뒤 양로원과 요양원, 요양병원으로 이어지는 노인 종합 복지 사역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거제에서 해야 할 일이 더 있었다. 종합병원이었다. 2010년 초였던 거로 기억한다. 지역에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거제시 연초면에 7명의 의사가 의기투합해 종합병원을 만들려다 무산된 부지가 있다는 얘기였다. 당장 길을 나섰다. 나지막한 언덕을 올라가니 건축이 중단된 부지가 보였다. 거제대로 옆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다. 건설 현장에서 돌아서 내려다보면 멀리 연초천이 보였다. 지대가 높아 마치 거제를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공사가 중단된 폐허 같은 자리에 서서 ‘잘 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종합병원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하던 중 만난 부지가 마음에 쏙 들었다. 그동안 해 온 사역도 돌아보면 준비된 뒤 했던 일들이 아니었다. 모두 기도로 쌓은 탑이었다. 다시 빈들에 섰다.

어느 날 새벽 눈을 떴더니 눈이 소복하게 내렸다. 새벽기도에 갔다가 또다시 공사장에 올랐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자재 위에도 눈이 쌓였고 적막했다. 눈 쌓인 공사판에 그대로 엎드려 손을 모았다.

“주님, 이 자리에 병원을 세우고 싶습니더. 가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이 자리를 통해 거제 사람들을 치료하고 인술을 베풀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더. 주님, 지금까지 인도해 주셨던 것처럼 또다시 이끌어 주소서. 도우소서.”

이 일을 위해 영입한 이상관 배부현씨 등 직원들은 부지를 인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고 또다시 기적을 경험했다. 좋은 조건에 부지를 넘겨받았고 힘겹지만, 종합병원 건립이 다시 시작됐다. 총면적 1만3884㎡(4200평) 규모의 병원을 짓기로 했다. 내과와 정형외과, 신경외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치과 등의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을 세우는 일은 간단치 않았다.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2013년 4월 맑은샘병원을 개원했다. 거제 인근 병원에 계시던 유명한 의료진이 우리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개원 석 달 만에 220개 병상이 모두 찼다. 거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꾸준히 성장한 맑은샘병원은 최근에도 하루 외래환자가 800명을 넘으며 명실상부 거제를 대표하는 종합병원이 됐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는 요한복음 4장 14절의 말씀을 토대로 생명의 원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반석으로부터 솟아나는 샘물로 황폐한 땅을 옥토로 만들고 생명을 더욱 풍성하게 해 강을 이루고 대양으로 흘러 세계를 덮는 바다가 되겠다는 창대한 비전으로 설립한 병원이다. 기도와 눈물의 결실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병자를 치료하셨고 사랑을 나누셨다. 기도하며 세운 병원에 맡겨진 사명도 같다. 아픈 이, 병든 자를 사랑으로 치료하는 일, 그게 주님이 우리에게 맡긴 사명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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