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7월 31일] 착한 유두고



찬송 : ‘주 예수 크신 사랑’ 205장(통 23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도행전 20장 7~12절

말씀 : 사도 바울이 3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길에 드로아에 들러서 밤늦도록 설교를 했는데 한 청년이 다락방의 창문에 걸쳐 앉아서 졸다가 3층에서 떨어졌습니다. 이 청년의 이름이 유두고입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 유두고를 안 좋게 얘기합니다. 우선 창문에 걸터앉은 것부터 잘못이라고 지적합니다. 다락방에 좋은 자리가 많이 있을 텐데 그 좋은 자리를 다 놔두고 하필이면 창문에 걸터앉을 게 뭡니까.

그다음에 사람들은 유두고가 졸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더군다나 ‘깊이 졸았다’(행 20:9, 개역한글)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졸았다기보다 아예 맘 놓고 잠을 잤다고 하는 편이 났겠지요. 졸다가 떨어진 것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유두고를 비난합니다.

하지만 유두고를 나쁘게만 보지 말고 좀 좋게 보면 안 될까요. 그런 생각을 하고 유두고를 다시 살펴보니까 좋은 점이 몇 가지 보이더군요.

유두고가 창문에 걸터앉았다고 뭐라고 하는데 왜 창문에 걸터앉았을까요. 곰곰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어요. 사도 바울이 온다고 하니까 교인들이 죄다 모여들어서 다락방이 비좁았겠죠.

유두고가 젊은 사람이다 보니까 좋은 자리에 딱 앉아 있을 수 있나요. 어르신들한테 양보해야지요. 양보하고 또 양보하고 그러다 보니까 구석으로 밀려났고, 그 구석 자리도 앉을 수가 없게 되니까 할 수 없이 창문에 올라앉은 게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유두고를 창문에 앉았다고 나무랄 수가 없어요. 오히려 좋은 자리를 양보하고 제일 안 좋은 곳에 앉았으니까 칭찬받아 마땅하죠. 유두고는 양보의 미덕을 보여 줬어요.

그다음에 유두고가 설교를 들으면서 졸았다고 비난을 하는데 이것도 이유가 있어요. 유두고가 왜 졸았느냐면 설교 말씀을 더 들으려고 하다가 그런 것입니다. 바울이 설교를 할 때 교인들이 ‘그 좋은 말씀을 더 들려주세요, 조금만 더 들려주세요’ 이렇게 해서 밤늦게까지 설교를 하게 되었고, 밤이 깊어지니까 자연히 졸음이 쏟아지지요. 졸아가면서도 계속 설교를 들었어요.

유두고뿐만 아니라 드로아 교인들이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했습니다. 설교 말씀을 한마디라도 더 듣고 싶어 했습니다. 말씀에 대한 열정은 사도 바울도 똑같았습니다. 바울도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설교가 두 시간, 세 시간으로 계속 길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밤을 새우게 된 것입니다.

설교 중에 졸다가 3층에서 떨어진 유두고, 누가 들으면 비방 거리가 되겠지만 그 내막을 파헤쳐 보니까 또 다른 면이 보였습니다. 유두고에게는 양보의 미덕도 있었고, 말씀을 사모하는 신앙도 있었습니다. 착한 유두고이고 본받을 만한 유두고입니다.

기도 : 하나님, 저희에게도 양보하는 마음을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군산 대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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