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강국창 (18) ‘은칠노삼’ 경영 철학… 늘 기도로 지혜를 구하다

강국창(왼쪽) 장로가 2012년 11월 제주 스프링데일 골프장의 ‘한국 10대 뉴코스’ 선정 기념패를 받고 있다.


작은 기업이지만 수십 년간 경영일선에 있으면서 ‘경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때마다 자신있게 꺼내는 얘기가 있다. 세상에선 흔히 ‘운칠기삼’이라고 해서 운이 70%, 노력이 30%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표현을 조금 달리한다. ‘은칠노삼’이다. 사람의 노력이 30%, 하나님의 은혜가 70%라는 뜻이다.

인생을 살면서 만난 행운을 꼽으라고 하면 첫째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그간의 성공 기준은 완전히 바뀌었다. 기업이 곧 돈이라는 생각으로 뛰었을 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고 보고 성공을 쫓았다면, 하나님을 알게 된 뒤엔 인생 만사가 하나님의 뜻 아래 있음을 인정하게 됐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부요함도 뒤따라왔다.

둘째는 한번 크게 실패한 것이다. 실패 가운데 하나님을 만났고, 그때 만난 하나님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힘에 의지하며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다시 일어설 때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사업체를 이끌어가면서 수많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나는 모든 일을 기도하며 결정한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응답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언제나 그 응답을 받을 준비를 하게 하시고, 그 사람으로 최선을 다하게 하셔서 준비된 그릇이 되었을 때 응답해 주신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온전히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자라도 더할 수 있느냐. 그런즉 가장 작은 일도 하지 못하면서 어찌 다른 일들을 염려하느냐’(눅 12:25) 결과가 궁금하고 불안해질 때마다 이 성경구절은 큰 위안이 된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그저 주어진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된다.

은칠노삼의 경영 철학으로 또 한가지 변화가 생겼다. 기업경영은 인맥으로 움직일 때가 많다. 그런데 하나님께 기도하고 지혜를 구하며 그분의 뜻에 맡기다 보니 사람에 의지할 일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인맥을 끊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부탁을 해야 한다거나 부탁을 넘어 청탁을 할 일이 없어져서 인맥이 정직하고 깨끗해졌다. 사람을 의지하는 대신 하나님께 의지할 때 하늘로부터 임하는 도우심이 분명히 있다.

부품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을 때 나는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렸다. 2000년 제주도에 광어 양식장을 지어 수산업에 뛰어들었고, 2011년에는 역시 제주도에 ‘스프링데일 골프&리조트’를 여는 등 사업을 다각화했다. 특히 골프장 건설은 내게 있어 일생일대 도전이었다. 그간 해왔던 본업과 방향성이 맞지 않았지만 가진 것을 나눈다는 마음에서 접근했고, 사익보다는 공익 차원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지혜가 임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리=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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