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서정희 (8) 매일 성경 읽고 녹음… 주님과 둘만의 행복한 시간 가져

방송인 서정희씨는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성경을 녹음해 매일 오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사진은 그가 평소 갖고 다니는 성경과 성경 노트, 돋보기, 색연필 등.


오늘도 서울 마포구 녹음실에 다녀왔다. 내 목소리로 성경을 읽고 녹음해 매일 오전 유튜브에 올린다. 암이 발병하기 1년 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성경의 십일조 개념은 물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님이 창조하신 나의 목소리로도 십일조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녹음을 시작한 이유는 자녀에게 읽어 주고 싶어서였다. 시중에 나온 성경 읽기는 대부분 배경 음악이 깔려 있었다. 들어보니 감동이 덜했다. 마음을 터치해야 하는데, 좀처럼 그것이 어려웠다. 주님이 나의 목소리를 사용해 녹음하라고 말씀하시는 걸까? 고민하던 어느 날, 기도하는데 직접 읽어 은혜 받고 복음을 전하라는 성령의 감동이 있었다.

처음엔 집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해 녹음했다. 한 시간여 녹음했는데 소음이 문제였다. 인근 지하철 소리가 들어갔다. 요즘엔 인공지능(AI)으로도 녹음한다. 일부분만 녹음하면 AI가 그걸 조합해 성경 말씀을 모두 읽어주는 방식이다. 조금 낯설었지만 좀 더 정돈된 느낌이 싫지는 않았다.

작은 스튜디오를 빌려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여 녹음한다. 풍족하지 않은 형편에 스튜디오를 빌리는 돈이 조금은 부담이다. 하지만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평 남짓한 스튜디오는 소음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에 에어컨도 온풍기도 사용할 수 없다. 더운 날엔 땀을 흠뻑 흘린다. 아무리 덥고 추워도 그 시간은 내게 힐링의 시간이다.

이어폰과 마이크, 돋보기와 성경책. 이것들만 챙겨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오로지 나와 하나님 둘만의 시간이다. 나는 때로는 예수님이 됐다가, 다윗을 대신해 기도 드리기도 하고, 바울처럼 가르치기도 한다. 교사였다가 상담자였다가 죄인이 된다.

몰입하다 보면 성령으로 몸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주님이 내게 주시는 말씀같은 구절을 읽을 땐 통곡이 터지기도 한다. 그럴 땐 그냥 운다. 한참 울고 다시 녹음한다. 녹음하는 동안은 암 환자의 통증도 잊은 채 하나님 말씀을 읽고 또 읽었다.

주님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황홀하고 행복하다. 스튜디오 안이 예루살렘이고 천국이다. 명품 옷도 필요 없고 명품 가구도 부럽지 않다. 말씀을 읽는 순간은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쓸데없는 욕심과 욕망을 버리고 나온다. 온 천하가 내 것 같다. 말씀을 녹음해 유튜브에 올리면 아픈 사람들, 고통당한 사람들, 환난을 겪은 사람들,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그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와 함께 한 자가 사백 명가량이었더라”(삼상 22:2)

누구보다 도움받는 건 사실 나 자신이다. 성경 66권을 모두 녹음해 올릴 계획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 성경 읽기에 집중하면 하나님과 친밀하게 되고 성령 체험을 할 수 있다. 더 많은 분이 세상을 사랑하기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길 바란다. 주님과 교제하고 어색해진 주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길 기도드린다.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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