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0월 15일] 자비의 집에 자비가 없네 (베데스다)



찬송 : ‘자비한 주께서 부르시네’ 531장(통 32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요한복음 5장 1~18절


말씀 : 베데스다는 ‘자비의 집, 은혜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불치병 환자들, 돈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자비의 집입니다. 그런데 가끔 물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천사가 내려와서 물을 움직이면 가장 첫 번째로 들어가는 사람은 어떤 병이든 낫는다고 합니다. 과연 움직이는 이 물이 자비일까요.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듯이 병원에 가면 보호자들끼리 금방 친해집니다. 아픈 사람들끼리는 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움직일 때 1등만 고침을 받게 된다면 과연 누가 불쌍히 여기고 서로를 도와줄까요. 그 중에도 가장 강하고 센 사람만이 고침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자비의 천사가 나타나는 그 순간이 가장 야비한 순간이 되고 자비의 집에 자비가 없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베데스다는 변질한 구약 종교와 종교인들을 상징합니다. 오늘날 자비가 없는 교회, 자비가 없는 가정을 말합니다. 값없는 은혜와 사랑을 말하지만 결국 1등만 길러내고 1등만 칭찬하는 욕심의 집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자비가 없는 곳에 자비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 거짓 자비를 끊고 진짜 자비를 보여주십니다. 가장 희망이 없어 보이는 38년 병자에게 기회를 주십니다. 교회는 베데스다입니다. 멀쩡하지 않은 사람들, 1등 못하는 사람들, 기회 없는 사람들이 거저 은혜를 경험하는 곳입니다.

당시 가난과 질병으로 평균 수명이 50년이 채 안 되는 시대였기에 38년을 아팠다는 것은 한평생 아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역으로 말하면 죽을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뇌졸중이나 식물인간도 38년까지 누워있지는 못합니다. 이 병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이 병은 만성적인 영적인 병, 마음의 병입니다. 무기력증, 우울증, 아무것도 하기 싫은 병, 현실을 피하고 싶고 그냥 누워만 있고 싶은 병, 그러나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 병입니다. 요즘 현대인들 특히 청년들에게 이런 병을 자주 발견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안에 있는 말 못 할 만성적인 병이 벌써 오래된 줄 아시고(요 5:6) 물으십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이 말씀은 ‘나을래, 말래’가 아니라 그의 갈망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도와주세요’라고 해야 하는데 38년 병자는 ‘물에 넣어줄 자가 없다’며 남의 탓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예수님이라면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이 사람을 두고 더 믿음 있는 자를 찾아서 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바로 선포를 하십니다. “이르시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준비도 안 된 그에게 즉시 치유가 일어납니다. 아직 죄인이고, 아직 준비도 안 되고, 여전히 남 탓만 하는 그에게 자비가 흘러갑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그런 그도 잘한 게 있습니다. 그 복음을 받아낸 겁니다. 이 시간 우리에게 똑같이 복음이 떨어졌습니다.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창피해도 부끄러워도 옆에서 뭐라 해도 만성적인 문제와 질병에서 일어나 걸읍시다.

기도 : 주님, 제가 있는 곳이 자비의 집이 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조순미 인천 올리브나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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