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서정희 (20) 아이들은 하나님 선물… 출산의 고통은 기쁨 되는 과정

방송인 서정희씨는 산고를 통해 하나님의 선물인 두 자녀를 낳고 키우는 기쁨을 느꼈다고 간증했다. 사진은 엄마 앞에서 잠옷을 입고 재롱을 떨고 있는 딸 동주(왼쪽)와 아들 종우.


딸 동주와 아들 종우가 태어났을 때를 생각해본다. 자식 둘을 자연분만으로 낳았다. 진통이 너무 심했다. 병원에 갔을 때 간호사를 붙들고 아프다고 소리쳤다. 너무 아프다고 어떻게 좀 해달라고 울며 매달렸다. 안간힘을 다해 소리를 질러댔다. 드디어 3.2㎏의 동주가 태어났다. 둘째 종우는 2.8㎏이었다. 해산의 고통도 잠시, 세상이 온통 나를 축복하는 것 같았다.

기쁨의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너무 행복했다.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또 있었을까. 없었던 것 같다.

출산의 고통이 있을 때마다 힘들다고, 죽겠다고 몸부림쳤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는 지금의 나의 모습은 마치 그때 해산을 앞두고 진통을 느끼던 때 같다. 그러나 고통은 지나갈 것이다. 금세 잊혀질 것이고 해산의 기쁨만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 때문에 인내할 이유가 있다. 해산의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진통은 고통이다.

“어떻게 좀 해주세요. 힘들어요.” 애원하는 내 손을 잡아주던 간호사의 미소가 생각난다. 간호사는 여러 산모를 통해 이미 진통과 해산의 기쁨을 알고 있는 듯했다.

“조금만 참으세요.”

“더는 못 참아요. 살려 주세요.”

진통할 때 그 순간은 애를 낳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안다. 고통은 기쁨이 되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이젠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할 때 원망하지 않는다. 고난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축복을 누릴 준비가 돼 있다. 해산의 기쁨을 누리려면 고통이 필수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말이다. 지금의 고통스런 삶도 인내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근심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느꼈던 행복을 잊지 않으려 한다. 8남매를 낳은 우리 외할머니도, 4남매를 낳은 엄마도, 나 역시도 언제 진통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그래서 여자들은 애를 계속 낳을 수 있는가 보다.

“여자가 해산하게 되면 그 때가 이르렀으므로 근심하나 아기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 난 기쁨으로 말미암아 그 고통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 하느니라”(요 16:21)

결혼 후 처음엔 임신을 원치 않았다. 나이가 어렸고 결혼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임신을 원치 않았던 일을 회개했다.

“아버지, 저를 용서해주세요. 너무 어려 임신이 두려웠어요. 아이 낳는 것을 거부했던 마음을 회개합니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하나님의 큰 선물입니다. 이 마음이 이이들에게 전달되게 해주세요.”

자녀들이 힘들 때마다 주님을 찾길 기도하고 있다. 주님은 해산의 기쁨을 주신다. 산고 뒤에 오는 해산의 기쁨을 아는 것처럼, 고난은 하나님 사랑의 일부인 것을 깨달았다. 오늘도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갈 4:19)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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