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제4차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세계 복음주의권의 교회 지도자와 선교운동의 지도자들이 한국에 옵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제1차 대회가 열렸고, 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2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3차 대회가 각각 열렸습니다.
저는 제4차 로잔대회가 그동안 한국교회의 영적 회복을 위해 드렸던 기도의 응답이라고 여겨집니다. 로잔대회 참가자들이 한국에 올 때, 침체되고 기울어져 가는 한국교회를 보여 줄 수 없기에 한국로잔위원회는 한국교회에 로잔운동을 소개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2022 선교대회’에서 4차 로잔대회 프로그램 준비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을 맡은 분이 저에게 ‘로잔대회 때 한국교회를 위하여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느냐’고 물어왔습니다. 로잔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의 영적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말을 건넨 직후였습니다.
제가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로잔대회 때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로잔대회가 열리기 전 한국교회에 영적 대각성이 일어나기를 기도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에 다시 영적 대각성이 일어난다면 제4차 로잔대회는 전 세계 영적 대각성의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단순히 4차 로잔대회가 잘 치러지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로잔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 안에 영적 대각성이 임하기를 연합하여 힘써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4차 로잔대회를 진정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로잔운동은 선교운동입니다. 그러므로 로잔대회 때 변화되는 선교 현장, 새로운 선교 전략,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 등이 논의돼야 합니다. 그러나 로잔운동은 단순한 선교운동이 아닙니다.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가 로잔의 구호입니다. ‘성경적인 복음, 성경적인 교회, 성경적인 선교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온전한 복음으로 하나 된 교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로잔운동은 선교운동이면서 동시에 교회갱신운동이기도 합니다. 이미 한국교회 안에 ‘선교적 교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로잔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의 영적 갱신의 동기가 될 것입니다.
로잔 정신은 총체적인 복음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그 총체적인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는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예수님과 하나 된 존재로 예수님 안에 거하고 예수님은 우리 안에 거하십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 안에 거하고 예수님과 동행하게 된다면 한국교회는 영적 대각성을 맞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가 됩니다.
마치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그리스도와 동행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그리스도를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그리스도 예수를 갈망하게 됩니다. 날마다 그리스도 때문에 행복해하고, 그리스도 때문에 감사하고, 그리스도 없는 세상 때문에 아파하고,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 때문에 즐거워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를 통해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로잔대회를 앞두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단순한 믿음입니다. 로잔 정신의 하나가 단순함입니다. 주님이 모든 일을 이루시고 우리는 주님을 따를 뿐입니다. 존 스토트는 ‘제자도’에서 급진적인 제자도의 특징을 ‘하나님에 대한 강한 의존성’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하나님 없이 살려는 시도야말로 정확히 죄,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개가 한국교회 부흥의 시작이었던 로버트 하디 선교사의 회개였습니다.
이 회개가 지금 우리에게 다시 필요합니다. 아시아 2022 선교대회 때, 아시아의 교회 지도자 한 분이 말했습니다. “20년 전 한국교회 목사님들은 너무나 자신만만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 겸손해진 모습입니다.” 저는 이 말이 감사했습니다. 그러면 됩니다. 이제 제 길로 들어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겸손은 로잔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겸손해졌다면 때가 된 것입니다.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