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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달라진 맨유, 무리뉴 집 나가니 골잔치

폴 포그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제시 린가드(앞쪽 오른쪽부터)를 비롯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3일(한국시간) 카디프시티에 5대 1로 대승을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23일 데뷔전을 치른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경기 후 기뻐하는 모습. AP뉴시스


“내가 기대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아스널의 전설’ 이안 라이트는 23일(한국시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데뷔전을 본 후 이같이 평했다. 맨유는 조세 무리뉴 감독 하차 후 첫 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카디프시티를 5대 1로 대파했다. 무리뉴 감독과 불화가 끊이지 않았던 폴 포그바, 앙토니 마르시알은 보란 듯이 공격을 주도하며 솔샤르 감독의 첫 승을 도왔다.

카디프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위로 하위권이지만 솔샤르 감독의 데뷔전 상대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무리뉴 감독 하차 이후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극히 짧았던 데다 무엇보다 원정 경기였다. 솔샤르 감독 개인적으로는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지휘했던 팀을 데뷔전 상대로 맞부딪쳐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경기는 맨유쪽으로 크게 쏠렸다. 첫 골이 경기 시작 3분 만에 터진 것도 맨유로선 다행이었다. 마커스 래시포드가 때린 프리킥이 한 번 바운드된 후 골 네트를 갈랐다. 방향을 잘못 짚은 골키퍼는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안드레 에레라의 중거리 추가골, 마르시알의 골로 전반에만 3-1로 달아났다. 카디프시티는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따라붙는 데 그쳤다. 맨유는 후반에 제시 린가드가 2골을 추가하며 5대 1로 경기를 마쳤다. 맨유가 리그 경기에서 5골을 뽑아낸 것은 2013년 5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경기인 웨스트 브로미치(5대 5)전 이후 처음이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날 맨유는 시종일관 공격적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후스코어닷컴이 밝힌 점유율은 74.2%대 25.8%, 슈팅수 17대 9로 맨유가 압도했다. 이는 솔샤르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과 선수 배치의 영향이 크다. 솔샤르 감독은 무리뉴 감독 경질의 촉매 역할을 한 리버풀전 선발 라인업에서 4명을 교체했다. 에릭 베일리, 마테오 다르미안, 디오고 달로트, 로멜루 루카쿠를 빼고 루크 쇼, 필 존스, 포그바, 마르시알을 내세웠다. 포그바, 마르시알, 쇼는 무리뉴 감독과 사이가 좋지 않아 불화설이 제기된 선수들이었다.

특히 무리뉴 감독과의 대결 구도 중심에 섰던 포그바는 이날 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11번의 볼 터치를 기록하며 끊임없이 공격 루트를 찾았다. 또 마르시알은 한 골을 추격당한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키는 패스플레이로 골을 터뜨려 솔샤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솔샤르 감독은 “선수 하나하나가 모두 마음에 든다”며 “마르시알과 린가드가 양쪽에서 내려오면 래시포드가 포그바의 지원을 받으며 최전방으로 올라갔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가진 앨런 시어러는 “맨유가 올 시즌 처음으로 상대를 압도했다”며 “선수들이 옆으로 패스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앞으로 패스했다”고 평가했다.

솔샤르 감독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한 4위 이내 진입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리그 6위를 달리고 있는 맨유는 아스널(5위)과 승점 차가 여전히 8점으로 크다. 다음 달 14일 토트넘을 만나기 전까지 맨유보다 순위가 낮은 팀(허더즈필드, 본머스, 뉴캐슬)을 상대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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