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미분류  >  미분류

[100세 시대 ‘나이 수업’] 송구영신! 나를 돌아보고 칭찬하라

<일러스트=이영은>


유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


연말의 분주함과 번잡함에 휘둘리다 보니 성탄절도 지나고 이제 송구영신 예배를 앞두고 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해가 바뀌어 있고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일상이 반복되곤 한다. 그래서 올해는 아예 마음먹고 한 해 동안 수고한 나 자신을 돌보고 그동안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결심한다. 원하던 결과를 얻었든 그렇지 못했든 땀 흘린 수고는 칭찬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물론 실수와 실패가 더 많았다. 무릎이 꺾일 만큼 실망하고 좌절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걸었다. 때론 앞이 보이지 않아 캄캄했지만 그저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살아온 2018년 한 해였고, 그렇게 살아낸 시간, 그렇게 쌓인 세월이니 그 무게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미리 준비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엡 2:10, 새번역)

내 안에 있는 아이 칭찬하기

나이에 맞는 성숙함을 지니려고 노력하지만 솔직히 매 순간을 완벽하게 성숙한 어른으로 살아내기는 어렵다.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고 성인이 더 나이 들어 노인이 되면서 완전히 다른 인격체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연속선상에 있는 존재이다. 그래서 때로 아이 속에 커다란 어른이 들어앉아 있기도 하고 어른 속에 철부지 아이가 남아있기도 하다. 그러니 우선 나부터 나를 칭찬하고 안아주며 오늘도 수고했다고, 이번에도 잘 견뎌냈다고, 지금 잘하고 있다고 토닥여주기로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힘들고 아프고 어깨가 축 처져 내릴 때, 걸음이 비틀거리고 흔들릴 때 스스로를 향한 이 응원은 의외로 효과가 있다.

나 자신을 용서하고 화해하기

나이 들었다는 증거 중의 하나는 자꾸만 옛날 일이 떠오르고 옛 기억을 소환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아주 오래전에 지나가 버렸는데도 미련이 남고,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일이 늘어난다. 잘못된 판단을 곱씹으며 자책하고, 누군가에게 저지른 잘못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에 스스로 얼굴을 붉히기 일쑤이다. 누가 추궁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일을 돌이켜보며 스스로 못나고 부끄러워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고 벌어진 일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판단 착오이든 인격의 미성숙함이든, 모르고 했든 알고 했든, 그 모든 결정과 행위를 한 것 역시 나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더 어렵고, 남과 화해하기보다 나 자신과 화해하기가 더 힘든 것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은 관심도 없고 기억조차 못하는 일이라 해도 내 마음 저 깊은 곳에 앙금이 남아있다면 무조건 스스로를 위한 변명부터 할 것이 아니라, 잘잘못을 차근차근 따져본 다음 고의적으로 행한 잘못도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스스로를 용서하고 자신과 화해할 수 있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 돌보기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칭찬하는 방법은 각기 다른 얼굴만큼이나 다양한데, 영화 한 편일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일 수도 있다. 무작정 여행을 떠날 수도,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을 살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을 헤아려 살며시 보듬어 안아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위로나 칭찬이 필요할 때 그냥 넘어가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표현하는 일이다.

아이들 칭찬은 넘치도록 잘하면서, 동료나 선후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는 그토록 잘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몰라라 내팽개쳐 둔다. 내가 좋아하는, 힘을 얻는, 위로를 받는 말이나 행동이나 상황이 있다. 바깥에서가 아닌, 타인에게서가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는 위로나 격려나 칭찬이야말로 일상에 치이고 세상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선물이다. 그래서 올 크리스마스에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 연말연시 선물 목록에 나를 위한 선물을 꼭 적어 넣기로 한다.

유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